컴퓨터가 사진을 인식해 무엇인지 판별해내는 ‘이미지 인식’ 기술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처럼 내로라하는 IT 기업이 관심을 갖는다. 문자 정보 없이 사진 콘텐츠를 분별하는 작업은 인공지능 중 하나인 심화학습(Deep Learning)기술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에도 오랫동안 이 기술을 개발해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팀원 6명 전원 KAIST 석·박사 출신 ‘클디’가 주인공이다.

클디가 연구하고 있는 심화학습 이론은 2년 전부터 급부상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이론이다. 사람 뇌의 구조를 모방한 신경회로망기술에 기반을 둔다. 클디는 기계가 기존 방식보다 더욱 사람에 가깝게 정교한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백승욱 클디 대표는 “우리가 도달한 이미지 인식 기술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클디 구성원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6명이 모두 KAIST 힙합동아리 ‘구토스’ 출신이다. 학부시절에 동아리에서 만나 힙합을 즐기고 놀며 우애를 다져왔다. 이정인 CTO는 “놀면서 만나 친해져서 그런지 지금도 서로 팀워크가 잘 맞아 분위기가 좋다”며 “00학번부터 06학번까지 두루 모인 6명 모두가 놀 때는 확실하게 놀고 공부하고 사업을 이야기할 때는 또 거기에만 몰입 한다”고 말했다.
클디는 구체적인 사업화 모델을 구상하기보다는 당분간 원천기술을 갈고 닦는 데 몰두할 예정이다. 현재는 이미지 인식 기술로 옷과 액세서리를 찾아주는 패션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시장의 수요를 예측하기 위한 테스트의 일환이다.
백 대표는 “지금 세계 IT업계는 이미지 인식 정확도를 1%라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클디도 기술 우위를 갖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접목해 가치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