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류중희]<42> 드론으로 찍는 개인 영상 `헥소플러스`·`에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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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소플러스(HEXO+)’와 ‘에어독(AirDog)’은 카메라 고공촬영을 돕는 드론이다. 익스트림 스포츠용 카메라 ‘고프로’를 드론에 싣고 날리면 사용자 위치를 자동 추적해 영상을 촬영한다. 단순한 비행 컨트롤을 넘어 자세제어가 가능한 기기로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 기술도 뛰어나다. 두 제품 모두 나란히 최근 킥스타터에 등록돼 지원자를 모았다.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류중희]<42> 드론으로 찍는 개인 영상 `헥소플러스`·`에어독`

-정진욱(콘텐츠대학부 기자)=헥소플러스와 에어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해 달라.

▲류중희(퓨처플레이 대표)=드론은 하늘을 나는 작은 로봇이다. 아마존이 배송을 목적으로 개발 중이라는 소식에 최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두 제품 모두 고프로 카메라를 싣고 날아서 촬영한다. 사용자는 드론과 연동되는 앱을 다운로드 받아 미리 촬영 앵글 등을 설정 가능하다. 드론은 사용자 위치와 동작에 따라 촬영 각도와 고도를 자동 수정한다. 이 기능을 ‘자세제어’라고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 소프트웨어 기술력이다. 위치 센서 값을 실시간으로 읽고 제어하는 알고리즘 구현이 핵심이다. 피사체 움직임을 추적하며 흔들림 없이 부드럽게 촬영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에어독은 추적을 위한 GPS 내장 손목밴드를 제공하며 헥소플러스는 별도 기기가 필요 없다.

-정진욱=촬영용 드론을 추천하는 이유는.

▲류중희=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소프트웨어만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는 이미 포화 상태다. 하드웨어와 결합한 서비스가 진입장벽도 높고 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모두가 원하는 하드웨어로 드론이 있다. 드론이 최근 주목받지만 등장한지는 오래다. 그동안은 장난감이나 군사용으로 사용됐을 뿐 다른 활용처를 찾지 못했다. 헥소플러스와 에어독은 소프트웨어로 자세제어를 구현하면서 위에서 아래를 조망하는 ‘버드아이뷰(Birdeye View)’로 촬영한다. 현재는 익스트림 스포츠 영상 촬영에 그치지만 배터리 등 몇 가지를 업그레이드하면 활용처는 무궁무진하다.

-정진욱=두 제품의 수익모델은.

▲류중희=제품 판매다. 킥스타터에서 헥소플러스는 고프로 카메라를 뺀 기본구성 599달러, 고프로 포함 699달러다. 에어독은 1195달러다. 현재는 드론만 팔지만 향후 다양한 액세서리 판매가 예상된다. 렌즈와 충전킷, 방수팩 등이다. 보안용으로 활용한다면 정수기처럼 제품을 대여하고 월정액료를 받는 모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진욱=익스트림 스포츠 영상을 찍는 카메라는 이미 고프로가 있다. 드론이 다른 점은.

▲류중희=고프로는 사용자 시각을 영상으로 담는 것에 한정된다. 정면 촬영밖에 가능하지 않다는 말이다. 드론은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 하늘을 날며 전방과 후방을 가리지 않고 전체를 조망한다. 다이내믹한 활동을 다양한 각도에서 찍으며 풍부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정진욱=고프로나 드론이나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가 타깃이다. 시장이 너무 좁은 것 아닌가. 가격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류중희=고프로는 상장 회사다. 익스트림 스포츠용 카메라 수요는 이미 고프로가 증명했다고 본다. 스포츠 마니아라는 타깃이 적을 수는 있지만 구매력이 크다. 즐기는 스포츠 자체가 비용이 많이 든다. 이들에게 100만원 내외 제품은 큰 부담이 아니다. 고프로와 달리 드론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가능해 타깃 시장도 점차 넓어진다.

-정진욱=드론 활용될 수 있는 시장은.

▲류중희=일단 보안시장이다. 집 주변을 정찰하거나 아이의 등하교를 함께 하며 영상을 부모에게 보낸다. 자동차 블랙박스도 대체할 수 있다. 지금은 가능성이지만 얼마든지 상상해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정진욱=드론은 법적 이슈가 있다. 법에 저촉될 위험은.

▲류중희=고도와 크기의 문제로 국내에선 법에 걸릴 수 있다. 미국은 아니다. 이 정도 크기 드론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정진욱=국내에선 안 되고 미국에선 된다면 미국에서 창업해야 하는 건가.

▲류중희=국내는 시장이 작아서 어차피 글로벌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건 드론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업은 어차피 해외 비중이 높다. 그렇다고 반드시 창업을 미국에서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미국이 유리한 면이 있지만 국내에서도 가능하다. 국내 ‘바이로봇’이란 기업은 장난감 드론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드론 생산을 위해 중요한 것은 결국 기술력이다. 자세제어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만 있다면 국내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타깃 시장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라는 점은 분명하다.

-정진욱=두 제품 모두 고프로가 있어야 작동한다. 고프로가 드론 사업을 시작한다면.

▲류중희=고프로 입장에서는 외부에서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반갑다. 외부 회사가 고프로 활용처를 늘리고 다양한 성능이 부각되게 돕는다면 오히려 이런 회사 성장을 도울 수 있다. 당장 비슷한 드론을 만들기 보다는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나은 접근이다. 고프로 외에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소니 등이 익스트림 스포츠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헥소플러스와 에어독 모두 인수 모델로 매력 있다.

-정진욱=국내에서 드론 서비스를 한다면 어떤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까.

▲류중희=익스트림 스포츠보다는 일상을 찍는 드론이 좋다. 높은 곳에서 전체를 조망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눈높이에서 날며 다양한 각도로 개인의 삶을 기록하면 더 좋다. 예를 들어 가족 나들이를 간다고 하자. 드론이 가족 주위를 날며 나들이 모습을 촬영한다. 사진을 찍기 위해 별도 포즈를 취하거나 누군가에게 부탁할 필요 없다. 구글글라스 최대 장점이 아이하고 놀면서 바로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다. 가족의 즐거운 한때를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풍부한 영상으로 기록한다. 사용자에게 ‘피사체로 담길 만한 멋진 삶을 살고 있다’란 자부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정진욱=드론을 이용한 창업을 준비하는 팀에게 조언한다면.

▲류중희=드론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드론으로 어떤 문제를 풀 것인지를 정하면 뛰어난 기술자는 물론이고 해당 분야에 경험 있는 비즈니스맨이 참가해야 한다. 보안용 드론을 만든다면 보안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진욱=드론 생산 업체에 투자할 의향은.

▲류중희=투자할 적당한 기업을 찾고 있다. 초기 기업일수록 좋다. 제품 없어도 기본적인 설계와 비전만 있다면 얼마든지 함께 만들 수 있다.

-정진욱=헥소플러스와 에어독이 시사하는 것은.

▲류중희=고프로나 드론이나 결국은 자신이 더 나음 사람임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잘 건드린 제품이다.

류중희 대표가 평가한 ‘헥소플러스’와 ‘에어독’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류중희]<42> 드론으로 찍는 개인 영상 `헥소플러스`·`에어독`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