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RP 선도기업과 기술격차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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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 토종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은 외국기업과 기술격차를 극복하지 못해 시장주도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중국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재빠른 기술 습득으로 자국 ERP업체가 시장을 선도, 한국과 대조적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최근 ‘한중 ERP대표기업 경쟁력 비교’라는 보고서에서 두 나라 ERP시장을 이같이 비교·분석했다. 연구소는 한국의 대표 ERP기업 ‘영림원’과 중국의 ‘용우소프트’를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보고서는 우선 ERP가 기술 누적성이 높은 품질 민감형 산업이라고 전제했다. 또 시장규모가 큰 고기능 시장은 구축 성공사례에 대해 선호도가 높아 기업 간 시장 위계질서(순위)가 안정적이다.

영림원은 1993년 설립 이후 유공·롯데·정통부·중기청 등 사업을 수주하며 성장했다. 영림원은 과당 경쟁이 예상되던 초기부터 가격 경쟁을 피하고 제 가격을 고수하며 업종 확장에 필요한 연구개발(R&D)을 추진했다. 하지만 협소한 중소기업 ERP시장의 한계와 선도기업과 기술격차를 줄이지 못해 시장점유율은 수년째 5%에 머물고 있다. 정부 사업에 의존도가 큰 구조적 요인도 있다. 다른 주요 ERP업체 역시 2003년 정부기원 사업 종료 후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후발기업이 특정 산업에서 ERP개발에 성공했더라도 다른 산업에 확산되기 어렵다”며 “초기 시장진입에 성공했더라도 규모가 큰 고기능 시장으로 진입할수록 높은 기술과 경험 축적이 요구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외산 ERP가 임대 형태의 새로운 가격 정책으로 선보이면 기존 중소·중견 ERP 시장 변화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1988년 베이징에 설립된 용우소프트는 시장 점유율 28.3%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은 7500억원 달하며 직원 수는 1만3000명이다. 용우소프트는 회계SW로 중소기업 시장진입 후 대만 ERP기업, 스웨덴 IFS 등 M&A를 통한 재빠른 기술습득 전략으로 업종 확대에 성공했다. 중국과 아태지역 200만개 기업에 제품을 판매했다.

연구소는 “한국은 시장 초기 정부사업에 힘입어 추격을 시작했지만 기업 간 저가·출혈 경쟁으로 추가적 기술력 제고와 외국기업과 격차 해소에 실패했다”며 “반면에 중국은 초기 시장진입 후 재빠른 기술습득과 업종 확대로 현재 60% 이상 자국 시장을 점유한 것이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