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단통법 두 달, 향후 전망과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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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유통 구조개선법(단통법) 우여곡절 끝에 시행 두 달을 맞으면서 각종 지표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일일 번호이동·신규 가입자와 중고폰 사용,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 등이 증가하면서 단통법이 연착륙할 조짐이다. 최근 개정이나 폐지 논란이 수그러든 것도 단순히 소강상태에 접어든 게 아니라 법안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데 따른 시장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는 향후 이 같은 변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통신사 간 경쟁이 과거 보조금 중심의 가입자 빼앗기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변화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고가폰’을 선호하던 소비자의 합리적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대표적인 지표가 부가서비스 가입 비중의 감소다.

실제로 11월 들어 전체 가입자 중 부가서비스에 가입하는 비중이 8.7%로 줄어들었다. 올해 1~9월 부가서비스 가입 비중은 38%에 달했다. 판매점에서 패키지를 통해 고액 요금제를 유도하는 행태가 대폭 감소했다는 의미다. 단통법에서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서비스를 강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과거엔 비싼 요금제에 여러 패키지를 얹어 지원금이 많은 것처럼 눈속임을 하는 폐단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원금이 투명해지면서 본인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만 찾아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징후가 여럿 나타나고 있지만 단통법 연착륙을 앞당기기 위해선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지난 아이폰6 대란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사 징계가 다가왔다. 일벌백계 차원에서 고강도 징계가 점쳐진다. 하지만 징계에 그치지 말고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이 적다 보니 리베이트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통신 3사가 공동으로 ‘현장 감시단’을 마련해 이를 감시해야 한다”며 “불법 지원금이 사라져야만 단통법이 연착륙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전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단통법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도 쟁점으로 남았다. 지원금 상한선 폐지, 분리공시제 도입이나 요금인가제 폐지처럼 법안의 근간을 흔드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소비자 혜택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통신사 차원의 위약금 폐지 움직임, 제조사와 통신사의 출고가 인하 등 단통법 효과를 키우고 건전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시장이 회복세에 있지만 아직 과거 수준의 활성화 단계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는 당장 단통법 이슈에 매몰돼 가려져 있는 통신시장 전반적인 제도 개선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요금 인하의 필수 요소인 경쟁 유도를 위해 요금인가제 폐지 등의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한 임원은 “단통법은 폐지가 되지는 않더라도 일부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개정 방안이 검토는 될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 두 달 동안 법안을 운영하면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개선하고 경쟁을 통한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는 게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