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긴급자동제동(AEB) 완전 국산화 `시동`

정부와 산업계가 긴급자동제동(AEB) 장치 완전 국산화에 시동을 건다. AEB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신차 안전도평가(NCAP) 핵심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업계 대응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관련 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MDS테크놀로지와 만도는 최근 ‘유로 NCAP AEB 대응을 위한 중거리 레이더 개발’ 국책 과제 수행 기관으로 선정돼 조만간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주관 기업으로 선정된 MDS테크놀로지가 장애물 검출 및 인식 소프트웨어(SW) 알고리즘 개발을, 만도는 초소형 중거리(150m 이상) 레이더 모듈 개발을 맡는다.

우리나라는 AEB 기능 구현을 위한 시스템 통합 기술은 갖췄지만 이에 필요한 저가형 중거리 레이더 모듈과 알고리즘 기술은 국산화하지 못했다. 이번 국책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레이더부터 SW 알고리즘, 전체 시스템에 이르는 AEB 구성요소 모두를 국산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과제 수행 기간은 4년 이내로 정부 출연금은 약 4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도심(City), 도시 간(Inter-Urban), 보행자(Pedestrian) 상황에서의 유로 NCAP 평가 시나리오를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70×60×30㎜ 이하 크기로 150m 이상 범위에서 차량을, 40m 이내 범위에서 보행자를 검출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최근 AEB 기능을 신차 안전도 평가 핵심 요소로 선정했고 2016년에는 전 세계로 적용 확대가, 2018년에는 기능 적용 의무화가 예상된다. 현재 일부 고급차에 탑재되는 AEB 기능을 대부분 차종으로 확대해야 하는 셈이어서 국내 업계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

만도는 지난 11월 초에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시스템에 장착되는 충돌 방지 레이더 국산화 및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77㎓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이 제품 기반 기술을 개량하고 가격을 낮춰 중거리용 레이더로 만들 계획이다. 기반 기술은 물론이고 양산 기술까지 갖춘 만큼 과제 수행 이후 상용화도 적극 추진한다.

만도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기는 이르지만 대부분 국책 과제를 상품화까지 연결해왔고, 모든 연구개발은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수행한다”며 “수출 제품에도 탑재해야 하는 만큼 유로 NCAP 등 해외 기준을 충족하는 소프트웨어 신뢰성과 안정성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