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우주쓰레기 청소기술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지난달 미국 공군이 운용하던 기상위성이 고도 800㎞ 궤도상에서 폭발했다. 이 폭발로 최소한 43개의 우주쓰레기가 발생했다. 새로 발생한 우주쓰레기는 다른 위성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 등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충돌이 발생하면 또 다시 우주쓰레기가 생겨난다.

지구 상공에는 이미 우주쓰레기가 넘쳐난다. 세계 각국에서 해마다 100여기의 위성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로켓추진체와 같은 수많은 우주쓰레기가 생산된다. 이 쓰레기는 기존의 쓰레기와 충돌해 더 많은 우주쓰레기를 만들어낸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우주쓰레기가 증가하면 언젠가 위성을 띄우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때문에 세계적으로 우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가까운 미래에는 우주쓰레기를 치우는 산업이 유망산업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넘쳐나는 우주쓰레기

우주쓰레기는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물체가 목적 또는 쓰임새 없이 우주공간에 버려진 모든 것’을 의미한다. 버려진 로켓이나 고장난 인공위성, 임무가 종료돼 버려진 인공위성, 로켓추진체 찌꺼기 및 방출물, 로켓 혹은 우주왕복선에서 벗겨진 페인트조각 등이 대표적이다. 인류가 우주개발을 시작한 196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주쓰레기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현재 10㎝ 이상 물체는 2만3000여개, 1~10㎝ 물체는 약 60만개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1㎝이하 1㎜ 이상 물체는(확률론적 접근 계산법으로 추정) 3억30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주쓰레기를 중량으로 따지면 약 6300톤 수준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우주쓰레기는 지구 저궤도에 존재한다. 무게를 기준으로 하면 지구 상공 200~2000㎞인 저궤도에 약 73%가 있고, 고타원궤도 10%, 정지궤도 8%, 기타 9% 수준이다.

우주쓰레기 증가와 관련해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이라는 이론도 있다. 1978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도널드 케슬러는 지구궤도상의 우주쓰레기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인공위성이나 우주쓰레기가 서로 연쇄적으로 부딪히면서 파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의 예측은 현실화되고 있다.

우주쓰레기는 초속 7~11㎞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데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등과 충돌하면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우주쓰레기에 의한 인공위성 피해는 1996년 처음 발생했다. 당시 프랑스 인공위성이 우주쓰레기에 부딪혀 가동이 중지됐다. 문제는 부딪히면서 새로운 우주쓰레기가 계속 생겨난다는 점이다.

◇그물부터 자폭까지, 다양한 청소법

우주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우주쓰레기 저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주쓰레기를 모두 제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위협이 되는 큰 쓰레기부터 최대한 제거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주쓰레기를 내버려두면 더 많은 쓰레기를 양산하거나 주요 궤도에서 주기적인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NASA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5개 이상을 제거해나가야 우주환경 악화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거하려는 우주쓰레기는 주로 버려진 상단로켓이나 고장난 대형위성 등 수미터 이상의 물체가 대상이다.

우주쓰레기를 제거하는 방법은 그물로 잡는 방식부터 자폭까지 다양하다.

유럽우주기구(ESA)는 고장난 환경감시위성 엔비셋(ENVISAT)을 자체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SA 주관으로 유럽 전역의 민간업체, 대학, 연구소를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기술 타당성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그물을 이용해 잡는 방법이 우선순위로 연구 중이다. 그물을 이용한 우주쓰레기 포착방법은 튼튼한 그물소재를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미세 중력 상태인 우주에서 허공에 균질하게 펼쳐지도록 하는 기술이 관건이다.

스위스 로잔공대는 자폭방법인 ‘클린 스페이스 원(Clean Space One)’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우주쓰레기를 청소할 우주선을 보내 갈고리로 폐기 대상 물체를 포획하고 지구 대기권으로 함께 끌고 와 태워 없애는 방법이다.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IT융합기술팀장은 “대부분의 우주쓰레기는 고도가 떨어지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대기권에 들어오면 마찰로 인해 온도가 3000도까지 상승한다”면서 “웬만한 물체는 거의 다 소멸되고 일부 부품이 남지만 분산돼 떨어지면 지구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나다 기업인 MDA는 통신위성용 연료 보급·서비스 우주선(SIS)을 발사할 계획이다. 연료를 모두 사용해 수명이 다한 위성에 새 연료를 주입함으로써 위성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MDA는 이미 지난 2012~2013년에 걸쳐 ISS에서 위성 재급유 방법을 시험했다. 재급유 위성을 ISS에 보내고 연료탱크를 모사한 부분에 연료를 주입하는 실험을 했다.

이 밖에 로봇 팔을 이용해 궤도를 이동하는 방법, 이온엔진을 이용해 궤도를 조정하는 방법, 레이저로 궤도를 수정하거나 소각하는 방법 등 다양한 우주쓰레기 제거법이 연구되고 있다.

우주쓰레기 제거는 기술적인 한계보다 경제성이 걸림돌이다. 기술적인 발전으로 저비용, 고효율 방법이 나온다면 우주쓰레기 제거 분야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나라도 우주쓰레기 제거 연구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해동 팀장은 “우주환경 문제는 지구온난화 문제와 비슷하다”면서 “언젠가 이산화탄소 배출권 의무 시행과 유사하게 우주개발 국가에 우주쓰레기 저감문제를 함께 해결할 국제적 가이드라인이 의무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