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의 IT경영 한수]<57>신경영에서 성공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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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태의 IT경영 한수]<57>신경영에서 성공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식

요즘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부분이 디지털 경제 하에서의 신경영이다. 전에도 얘기했듯이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페이스북, 구글로 이어지는 새로운 강자들의 경영 방식이 우리가 익숙한 재벌이나 대기업 경영하는 방식하고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시장가치와 조직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커져도 회장 비서실이 계열사 감사한다는 얘기도 없고 계열사 사장들 돌려 막기 하는 것도 안 보이고 노조원들이 회사 로비에 앉아서 노래 부르는 것도 안 보인다. 더더군다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경영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안 보인다. 신제품 발표는 항상 최고경영자가 한다. 내가 과문한 소치인지 모르지만 잘나가는 회사의 경영은 우리가 익숙하게 봐 왔던 경영방식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그 차이가 뭘까. 그동안 공부했던 것을 몇 가지 정리해 봤다.

첫째는 사장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IT 전문가여야 하고,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업에서 IT부서에 시스템 수정요청을 하는 게 아니라 현업 담당자들이 자기가 운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직접 고칠 수 있어야 한다. IT부서는 회사의 기본 아키텍처와 개발방법론의 표준, 품질관리와 같은 기본적인 일만 한다. 현업이 IT부서에 수정이나 개발을 요청하는 방식은 너무 시간이 걸리고 재작업이 많아서 비효율적이다. IT 전문가가 현업을 공부해서 현업 일을 직접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회사의 전 부문이 IT 부서화되는 것이다.

둘째는 경쟁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서 퍼스트 커머(First Comer)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다.

애플, 아마존, 페이팔, 알리바바를 보자. 이들은 기존의 제품과 기존의 경쟁자와 확실하게 차별화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 경쟁 없이 독점적 지위를 향유하고 있다. 거의 고착된 시장점유율에서 아등바등하는 우리나라 대기업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서로 땅 따먹기하는 이런 환경에서 창의적인 새로운 비즈니스가 나올 수 있을까. 그래서 주위에서 ‘저게 뭐지?’ ‘잘 될까?’ 하는 동안에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장악하는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셋째는 이익보다는 매출, 매출보다는 회원의 규모를 더 중시한다.

지금 성공한 업체들의 초기 실적을 보면 적어도 4, 5년 동안은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비즈니스 모델이 일단 회원의 규모를 늘려서 그 네트워크 위에다 상품과 서비스를 올리기 때문에 초기 적자는 피할 수 없다. 언제까지 적자를 감당할 거냐고 물으면 성공할 때까지란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잘 정제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초기에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짜야 한다. 그리고 초기에 물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넷째는 회사 놀이를 지양하고 아메바처럼 작은 팀으로 조직한다.

회사를 작은 팀 여러 개로 만든다. 수직적 계층구조의 조직이 아니라 수평적 협업 조직을 만든다. 사장과 임원과 담당 영역을 정하기 시작하면 바로 밥그릇 싸움부터 시작하게 된다. 피자 두 판이면 팀 회식이 가능한 규모로 조직을 짜야 한다. 팀끼리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서로 회의할 필요도 없다. 작은 팀일수록 실행의 열정과 목표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팀 규모가 작으면 옳은 결정보다는 빠른 결정을 할 수 있다. 많이 모여서 논의하고 결정하면 상대적으로 옳은 결정을 할까. 원만한 결정은 하겠지만 그게 꼭 옳은 결정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렇게 수많은 회의를 거쳐 결정을 하게 되면 바로 수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작은 팀이 결정을 하고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면 바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그래서 경영환경이 빠르게 바뀔수록 조직 규모를 작게 가져가야 성공할 수 있다. 팀을 작게 만들면 노는 사람이 숨을 곳이 없다. 따로 관리하고 감시할 필요가 없다. 금방 표시가 나고 스스로 느끼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회사 차원의 사업계획과 전략을 만들지 않는다. 각 소집단의 자체 목표만 있을 뿐이다.

이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에서 신경영을 하는 회사 사장들을 만나보면 사업계획과 회사 차원의 전략이 없다. 그냥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이 전략이다.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결과로 말할 뿐이다. 자기도 자기 회사가 어디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잘 모른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매일 급격하게 바뀌는데 1년짜리 계획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즉흥적인 대응과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된다. 오히려 계획을 세우는 회사들은 잘해야 연간 50% 성장을 하지만 계획을 안 세우니까 150% 성장했다고 한다. 사업 계획 자체가 성장의 한계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없는 것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계획이 없으면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어떻게 평가할까. 사장을 포함한 모든 조직원이 최선을 다한다고 가정하면 회사의 결과가 좋으면 다 잘한 것이고 결과가 나쁘면 다 잘못한 것이다. 굳이 개인 별로 따로 평가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역부족을 느끼고 떠나기도 하고 치열한 경쟁을 즐기기 위해서 합류하기도 한다. 잡지도 않고 부르지도 않는다. 스스로들 알아서 할 뿐이다.

내가 배운 경영하고는 전혀 다르다.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이들이 언제까지 지금의 경영방식을 유지할 수 있을지와 우리나라 대기업이 이들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지다.

CIO포럼 명예회장(명지대 교수) ktlee77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