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해외 IT기업들 한숨 돌렸다... 반테러법 `일단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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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해외 IT기업들이 한숨을 돌리고 있다. 암호화키 제공 등의 독소조항을 담은 반테러법 시행이 잠정 연기됐기 때문이다. 반테러법은 중국이 자국 내 안보 및 사이버보안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조치다. 중국 정부는 향후 4년 내 모든 은행이 반테러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정부와 IT기업의 요청을 감안해 반테러법 입안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 정부의 강한 압박과 해외 IT기업들의 반발 이후 이뤄졌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왕양 중국 부총리와 회담을 갖고 법안 시행 연기를 이끌어냈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강제된 기술 이전과 최근 기술 경쟁을 막는 시도에 대해 우리는 우려를 분명하게 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무역 대표부 관계자도 중국을 찾아 중국 정부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의 금융 규제가 상업 은행 부문에 대한 대다수 ICT기업의 진입을 막고 있다“는 내용의 우려를 전달했다.

법안은 영업기밀 침해 등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는 게 미국 측 시각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금융기업과 이들에게 제품을 납품하는 통신회사,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중국 정부가 데이터에 즉각 접속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자사 소스코드와 암호화키 역시 주관 부서에 신고해야 한다. 해외 IT기업이 이를 거부하면 중국에서 영업은 제한된다.

중국 은행들은 이달 초 반테러법을 준수하기 위한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달 중순경 사내 IT기술의 보안·제어 시스템에 관한 제반 내용을 보고했다. 상당수 은행들은 외국 IT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을 신설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 같은 반테러법 초안이 공개되자, 미국·유럽 정부와 글로벌 IT기업들은 우려를 표했다. 중국이 테러 방지를 빌미로 영업비밀과 첨단 지식재산권을 수집하려 한다는 염려에서다.

법안 시행 연기 소식에 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 상공회의소 제레미 워터맨 중국 담당 대표는 “법안 시행이 연기됐다는 사실에 기쁘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이해 관계자와의 협의 과정이고, 이게 우리의 다음 절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내 해외 IT기업들 한숨 돌렸다... 반테러법 `일단 멈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