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끝날 듯 끝나지 않는 에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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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대구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에는 170여개국에서 1만7000여명의 참석자가 방문했다. 다양한 나라에서 많은 참석자들이 방문하면서 포럼 성공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한쪽에선 혹시나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을까 우려가 컸다. 지난해 세계수학자대회, ITU전권회의 등 국제행사가 열릴 때마다 에볼라 유입 우려는 반복됐다.

주최 측은 대구의료원을 중심으로 비상대책팀을 구성하고, 격리병상을 마련했다. 입국장은 물론 전시장 입구에 발열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대회 기간 중 전시장 곳곳에 방역 및 감시 시스템을 운영했다.

에볼라 유입 우려가 끊이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에볼라가 종식되지 않아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에볼라 진원지인 서아프리카 3국에서 감염자가 감소하면서 종식에 대한 기대가 나왔지만 최근 다시 발병자가 생겨나면서 우려가 되살아났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에볼라

세계보건기구(WHO)가 15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에서 발생한 에볼라 환자는 총 2만5826명이다. 이 중 1만704명이 사망했다. 대부분 환자가 서아프리카 3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세네갈, 스페인, 미국, 말리, 영국에서도 35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15명이 사망했다.

WHO는 에볼라가 최초 발생했던 3국을 제외하고 모두 에볼라 종식 결정을 내렸다. 세네갈,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스페인, 미국은 지난해, 말리와 영국은 올해 에볼라 종식이 선언됐다.

서아프리카 3국도 에볼라가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라이베리아는 최근 21일간 신규 감염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시에라리온도 이달 초까지 신규 감염자 감소 추세가 완연했다. 하지만 이달 초 수개월간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에서 새로 감염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21일간 신규 감염자가 43명 수준으로 이전보다 완화된 것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시에라리온 정부도 지난해 7월 내렸던 휴교령을 지난 14일부로 해제했다.

문제는 3국 중 감염자 수가 가장 적었던 기니다. 기니는 최근 21일간 감염자가 100명을 넘을 정도로 감염자 발생이 줄지 않고 있다. 이런 추세면 에볼라 종식 선언까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종식까지 세계 힘 모아야

에볼라 종식을 위해 해당국만 노력해서 안된다.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다. 이미 지난해부터 세계 각국은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파견, 의약품 및 구호품 제공, 자금지원 등 다양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에볼라가 급속히 퍼지고 1만명 이상 많은 사망자를 낸 것은 바이러스가 치명적이고 백신이 없었던 탓이 가장 크다. 하지만 발병국인 서아프리카 3국 의료수준과 보건시스템이 상당히 취약한 것도 이유다.

에볼라에 대처하는 의식수준이 낮은 것 역시 한 몫 했다. 기본적인 에볼라 예방수칙인 △환자 발생 시 환자 체액, 가검물 접촉 금지 △유사 증상이 나타나고 에볼라 감염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 방문 및 격리치료 △개인위생 수칙 준수 등도 지켜지지 않는다. 실제 이달 초에도 시에라리온에서는 전통 장례식을 치르던 사람들이 경찰에 적발되거나 체포된 바 있다. 서아프리카 전통 장례는 가족이나 친지 등 참석자들이 죽은 사람 몸을 만지는 풍습이 있다. 이 과정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파돼 감염되기 쉽다.

세계 각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에볼라 종식을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의료 지원은 물론이고 보건시스템 재건을 위한 자금지원과 자원봉사,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등이 필요하다.

미국 대통령도 국제사회 협력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기니 3개국 정상과 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오바마 대통령은 “에볼라 퇴치 전쟁에서 큰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일부 지역에서 새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사회는 에볼라가 완전히 박멸돼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 이들 3개국과 협력을 유지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도하는 백신 개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머크와 뉴링크가 공동 개발한 에볼라 백신 ‘VSV-ZEBOV’는 최근 임상시험 결과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 국립보건원(NIH)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함께 개발한 에볼라 백신이 첫 임상실험에서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다.

◇한국 에볼라 구호활동 적극 참여

우리나라도 긴급구호대를 3차에 걸쳐 파견하는 등 적극적으로 에볼라 대응에 참여했다. 국내 의료진은 이탈리아 비정부기구(NGO)가 시에라리온에서 운영하는 치료소에 파견돼 활동했다. 지난해 12월 1진이 출발했고 지난달 23일 마지막 3진이 귀국했다. 마지막 3진이 귀국 후 에볼라 잠복기인 21일간 격리기간을 거쳐 지난 12일 일상생활로 복귀하면서 모든 활동이 끝났다. 다행히 총 24명 구호대 참여 의료진과 11명 지원 대원 누구도 감염되거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뛰어든 에볼라 백신 개발에 국내 업체도 가세했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업체와 공동 개발 중인 에볼라 백신과 관련해 미국 국방부에서 600억원 이상 연구비를 지원받기로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