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코리아` 중국 기술·일본 가격에 낀 `신샌드위치`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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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주도형 산업구조가 붕괴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에 육박하는 경기 침체에 이어 중국과 인도, 중남미 수출 성장판도 닫히고 있다.

무역수지도 저성장형 수출흑자라는 기현상이 이어진다. 경제 4단체는 중국 기술과 일본 가격 사이에 낀 ‘신샌드위치’ 상황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전자신문은 지난 8일 수출부진과 관련, 경제 4단체 상근부회장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경제 4단체 부회장은 우리나라 수출전선 붕괴 가장 큰 요인으로 ‘신(新)넛크래커 샌드위치’를 언급했다.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중·일 사이에 낀 샌드위치 상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과거 중국의 가격경쟁력과 일본의 높은 기술수준으로 우리가 샌드위치 신세였다면 최근에는 중국 기술경쟁력 향상과 일본 가격경쟁력 제고로 발생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우리 주력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 기술수준을 따라잡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일본이 엔저로 확보한 영업이익에 기반을 두고 빅데이터, 나노 등 미래산업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며 우리나라와 R&D 격차를 늘려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도 “중국이 쫓아오고 일본이 앞서가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 경제는 넛 크래커 사이에서 부서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과거 일본처럼 기업 해외투자를 늘려 현재의 외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엔저를 활용한 설비투자와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유도할 것도 권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산업구조가 유사해 더 치열한 경쟁에서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과 일본 엔저로 샌드위치 위기가 가속화한다”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일 경쟁력 바탕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지원이 크게 작용했다”며 “경쟁국보다 불리한 각종 기업 환경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4단체 부회장은 ‘제조업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상황을 극복하려면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야 하는데 미국이나 독일 정책을 참고할 만하다”며 “이들 선진국은 3D프린터, 스마트공장 등 전통 제조업에 IT를 융합한 스마트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잡았다”고 전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도 “중국이 가공무역에서 기조를 변경했듯이 프리미엄 소비재, 아웃도어 상품 등 새 시장을 창출하고 기업 연구개발 여력 확충을 위한 R&D 세제 혜택의 한시적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