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상반기 호실적, 알래스카의 여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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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실적 잣대인 정제마진이 급락했다. 상반기 정제마진 강세에 따라 글로벌 가동률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에선 1·2분기 호황이 ‘알래스카의 여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내 정제마진 평균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3일 로이터 기준 배럴당 6.1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원유와 제품가격 차이로 정유사 영업이익 핵심 지표다. 올해 1월 배럴당 7.4달러에서 꾸준히 상승해 5월과 6월에 각각 배럴당 8.5달러, 8.1달러를 기록하며 정유사 영업이익 상승을 견인했다.

상승세를 보이던 정제마진은 이달 들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초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강세에 글로벌 정유사가 가동률을 높이면서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제 시설 가동률은 90%를 웃돌고 있다. 하반기 중동 지역 등 신규 설비 가동이 이뤄지면 정제 마진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정유업계 하반기 영업상황은 상반기에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유안타증권은 정유4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9000억원으로 2분기 급증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 및 NCC업체 실적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정유업계 영업이익은 3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상반기 호실적이 알래스카의 여름처럼 반짝 호황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대두됐다. 상반기 정제마진 상승을 모멘텀으로 일제히 상승한 정유사 주가가 최근 맥을 추지 못하는 것도 이런 상황이 선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주는 이달 들어 주가가 약 8% 이상 빠졌다.

다만,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수요가 회복되면 정제마진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도 따른다. 업계는 올해 원유 기준 글로벌 공급과잉을 하루 150만배럴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저유가로 미국,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하루 70만에서 100만배럴 정도 초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과잉이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최근 정제마진이 하락했지만 국제유가가 낮은 상태서 등락폭이 크지 않고 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워낙 좋았던 상반기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수요가 예상대로 늘어난다면 정제마진이 지속 하락하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추이

단위:$/배럴
자료:로이터

정유업계 상반기 호실적, 알래스카의 여름 되나?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