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 꼭 성사시키겠다”…상장사들 경영권 방어 위한 제도 개정 요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삼성물산이 막바지 여론전에 나섰다. 국내 상장사 협의체인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15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에 참석한 그룹 사장들은 “플랜B는 없다”며 합병 성사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라도 주총장에서 합병이 승인되도록 시나리오를 갖고 노력하고 있다”며 “신문광고 게재 이후 주주 성원이 급증하고 있으며 경영자로서 많은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투기자본으로부터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이번 일을 당해 회사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봉영 제일모직 사장은 “박빙 상황이지만 우호지분을 열심히 확보하고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 “국민연금이 좋은 판단을 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분들도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며 이후 계획인 플랜B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에 엘리엇은 이날도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고, 합병안으로 인해 주주 투자자산이 훼손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엘리엇은 “오랫동안 독보적 입지를 다진 삼성물산의 미래가치를 의도적이며 필사적으로 깎아 내리려는 시도를 목도했다”면서 “개인주주, 기관투자자, 국민연금 가입자, 뮤추얼펀드 가입자를 포함한 삼성물산 모든 이해 관계자가 지금 바로 행동을 취해 임시주주총회에서 전적으로 불공정한 합병안에 반대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한국거래소에서 ‘공정한 경영권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하고 삼성마저 경영권을 위협받는 현실을 개탄하며 불공정한 인수합병(M&A) 법제 개정을 촉구했다.

상장사들은 호소문에서 “현행 우리나라 M&A 법제가 공격자에게는 한없이 유리하고 방어자에게는 매우 불리하게 돼 있다”며 “자사주 취득 외에는 경영권 방어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어수단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 도입한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 필)과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장사협의회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82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주주 지분이 33% 미만이고, 외국인 지분이 10% 이상인 기업이 134개(7.36%)에 달한다며 이들도 경영권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