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 수수료 인상을 두고 홈쇼핑업체 ‘홈앤쇼핑’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현대HCN`이 정면충돌했다. 유료방송사업자와 홈쇼핑 간 대립이 외부로 불거진 초유의 사태다.
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현대HCN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남용 등에 대한 진정의 건’이라는 제목의 의견서를 규제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에 15일 제출했다. 현대HCN이 거래상 지위 남용, 거래거절, 차별 행위, 방송법상 금지행위 등을 일삼았다는 게 의견서 핵심이다.
현대HCN은 지난 4월 20일과 5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홈앤쇼핑에 공문을 보내 ‘송출수수료 30% 인상’을 요구했다. 최근 수년 간 홈앤쇼핑 영업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인상 근거다. 홈앤쇼핑은 현대HCN 방송권역 내에서 매출효율은 매년 감소했다며 30% 인상은 무리라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현대HCN은 지난 6월 8일 양측 의견 차이가 너무 커 채널 및 송출수수료 협상이 종결됐다고 통보했다. 더불어 기존 번호와 인접하지 않는 25번으로 채널번호를 변경하고, 송출수수료를 2014년 대비 15% 인하하겠다는 내용을 고지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현대HCN은 전국 8개 지역 사업권역에서 방송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해당 구역 내에서 점유율이 70%에 육박해 시장지배적 사업자, 사실상 독점적 사업자로 볼 수 있다”며 “그런 현대HCN이 정당한 이유 없이 높은 수준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현저히 불리한 채널로 변경을 통보하는 것은 명백히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타 홈쇼핑 사에는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도 작은 업체에 대한 석연치 않은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HCN은 “홈앤쇼핑 기존 송출수수료가 다른 홈쇼핑사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3~4년간 단 한 차례도 인상하지 않아 다른 홈쇼핑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에 이를 현실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홈앤쇼핑은 2011년 개국 이후 송출수수료 동결을 관철시켜왔다.
현대HCN 관계자는 “다른 홈쇼핑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인상을 요구한 것”이라며 “최종 협상이 끝난 것이 아니며 논의 도중에 정부에 진정서를 내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도 위배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수면 밑에 잠재돼 온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이 표면화된 것으로 해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송출 수수료는 공영홈쇼핑 출범에다 T커머스 사업자가 속속 진입하면서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송출수수료 인상은 전체 판매수수료 인상을 가져와 소비자와 판매협력사 부담을 키울 요인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고 말했다.
향후 홈쇼핑과 MSO 간 대립각은 더 날카로워질 수 있다. 더구나 올해 송출수수료 협상은 이제 막 시작 단계다. 다른 사업자 간 협상에서도 불협화음은 커질 수 있다.
정부의 조정자 역할이 관심이다. 홈쇼핑 업계는 송출 수수료 결정에 매출액과 가입자 수 등 객관적 수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기반한 정부 가이드나 조정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유료방송사업자는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시장에서 수수료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좋은 번호를 차지하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협상은 기본적으로 사업자 양자의 문제라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구체적 현황과 불공정 거래여부 등이 확인되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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