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콘 우승은 `산학연`의 끈질긴 인재 양성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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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올림픽으로 불리는 ‘데프콘(DEFCON)23 CTF’에서 한국팀 우승 배경에는 정부와 산학연의 끈질긴 인재 양성 노력이 있다. 10여년 전부터 화이트 해커로 불리는 정보보호 전문가 양성과 투자가 빛을 본 셈이다. 천재 해커가 양지에서 활동하도록 지원하고 우수 학생이 보안 전문가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한국 DEFKOR팀 데프콘 우승 뒤에는 정부와 산학연의 꾸준한 인재 양성 지원이 뒷받침됐다.
<한국 DEFKOR팀 데프콘 우승 뒤에는 정부와 산학연의 꾸준한 인재 양성 지원이 뒷받침됐다.>

미래부는 KITRI와 함께 2012년부터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를 시작했다. BoB는 현재까지 302명 화이트 해커를 배출하며 정보보호 영재 발굴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IT특성화고를 비롯해 어린 정보보호 영재를 발굴해 기술은 물론이고 도덕과 윤리까지 가르친다.

BoB가 발굴한 인재는 다시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로 이어진다. 고려대는 국방부와 공동으로 2012년 사이버국방학과를 설립했다. 대학에 들어가서 4년 내내 취업 고민 없이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돼 사이버사령부에서 근무하는 조건이다. 사이버국방학과는 설립 4년 만에 이공계 최고 학과로 떠오르며 정보보호 전문가 양성 산실이 됐다.

데프콘에서 우승한 DEFKOR팀 한 축은 고려대 정보보호동아리 Cykor 소속 학생 8명이다. 이중 BoB 교육생 출신이 5명이다. 나머지는 의예과나 한의대 대신 사이버국방학과를 선택한 학생들이다.

천재 화이트 해커를 양지로 끌어온 라온시큐어도 숨은 조력자다. 라온시큐어는 화이트해커가 주축이 된 보안기술교육팀을 운영한다. 라온시큐어는 지난 21회 대회에서 아시아팀 최초로 3위에 올랐다. DEFKOR팀에 조주봉 보안기술교육팀장과 이종호, 이정훈 연구원이 힘을 보탰다.

또 다른 BoB 멘토 이승진 그레이해쉬 대표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대표는 2006년 아시아 최초로 데프콘 본선에 진출했다. 어린 화이트해커에게 세계 무대에 진출하는 꿈을 심었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정구홍 연구원 등과 CORNDUMP팀을 꾸려 대회를 치렀다. 이 대표가 데프콘 본선에 진출한지 10년 만에 그의 제자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데프콘 대회 첫날 DEFKOR팀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데프콘 대회 첫날 DEFKOR팀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유준상 KITRI원장은 “2012년부터 함께한 BoB 학생들이 엄청나게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정보보안 영재가 성장하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종인 청와대 안보특보(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처음 사이버국방학과 학생들이 입학한 후 방학 때 데프콘에 참관을 갔는데 4년 만에 우승했다”며 “정부와 산학연 장기적 투자와 관심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