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미래 70년 경제발전 도약대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15년 월별 수출입 증가율 추이경제성장률 추이1945년 광복 이후 70년을 숨가쁘게 달려왔다. 산업 기반 하나 없던 황무지가 세계 13위권 경제 대국으로 변모했다. 돈이 없어 수입조차 제대로 할 수 없던 나라가 세계 8위 무역 강국으로 성장했다. 지난 70년 성과는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눈부시다.

그렇다고 광복 70주년을 마냥 경축만 하기엔 사정이 녹록지 않다. 무역은 지난 2년 연속 수출·무역흑자·무역규모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수출입 감소로 불황형 흑자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져 2%대 추락이 우려된다.

우리 경제를 이끌던 제조업은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자동차·전자·조선·철강 등 주력 산업 실적이 예년만 못하다.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의 거센 추격에 직면했다. 일본 엔저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등 우리 수출 산업을 위협하는 외적 변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

<2015년 월별 수출입 증가율 추이> (단위:%) 자료:산업통상자원부(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015년 월별 수출입 증가율 추이> (단위:%) 자료:산업통상자원부(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자료:산업통상자원부(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사회 내부적으로도 광복 70주년 경축 분위기를 오래 끌고가기 어렵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에 이어 올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까지 경기와 민심을 위축시키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현 정부 들어 노동·공공·금융·교육 이른바 4대 구조개혁을 강력 추진했지만 사회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 성과는 없고 오히려 갈등과 반목을 유발하는 실정이다.

결론은 다시 경제 살리기로 모아진다. 경제를 활성화해 구조개혁을 뒷받침하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광복 70주년이라는 강력한 ‘모멘텀’을 경제성장 추진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광복 70년을 넘어 미래 70년을 바라보는 정책 수립과 국민 여론 조성이 요구된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 추이
<1인당 국민총소득(GNI) 추이>

주력 제조업이 부침을 겪고 있지만 처음은 아니다. 과거 메모리반도체 산업이 치열한 ‘치킨게임’을 이겨내고 시장을 평정할 때, 후발 주자였던 조선업이 세계 1위 조선강국을 실현할 때도 모두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그때마다 기업의 적극적 추진력과 정부의 적절한 지원책이 조화를 이뤘다. 국민 개개인 헌신과 열정이 성공 신화를 완성했다.

단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곤란하다.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제조업 강점이었던 ‘빠른 추격자’ 전략은 한계를 드러낸 지 오래다. 한발 앞서 혁신을 이끌어가는 전략이 요구된다.

기업은 과거에 기반을 두고 미래를 준비하는 안일한 전략을 버려야 한다. 앞선 경쟁자만 따라가던 지난 70년과 달리 앞으로 70년은 뒤에서 따라오는 추격자도 견제해야 한다.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광복 70년, 미래 70년 경제발전 도약대로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책의 종말’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최근 산업정책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 정부가 위기에 빠진 제조업을 되살리는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수립하고 수출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좀처럼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과거 산업 태동기와 성장기에는 정부가 마중물을 대는 것만으로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산업 경쟁력이 일천했기에 정부 직접 지원이 ‘가뭄 속 단비’ 역할을 했다.

지금은 다르다. 정부가 제조업 혁신을 외친다고 제조업 경쟁력이 강화되진 않는다. 이미 대기업은 정부 지원 영향권을 떠난지 오래다.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적절한 예산을 꾸려 ‘n분의 1’ 식으로 나누는 것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 어차피 직접 지원받는 기업은 전체 중소기업 일부에 불과하다. 일시적인 도움일뿐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지원도 아니다.

안팎으로 여려 어려움이 가중되는 지금이 오히려 정부가 산업정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현 문제점을 바탕으로 기존 산업정책을 혁신하는 준비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규제를 완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공정한 게임의 룰을 확립해 중소·벤처기업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는 생태계를 꾸려야 한다. 대규모 예산 투입에 급급하지 말고 현장 체감도가 높은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

스마트공장 같은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1만개 스마트공장 구축’ 같은 구호성 사업은 한계가 있다. 해외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하되 한국 제조업 현실에 맞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동혁 산업연구원 신성장산업연구실장은 “현 제조업 수준으로는 더 이상 나아가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기존 전략을 업그레이드할지 아니면 보다 긴 호흡으로 새로운 전략을 추진할지 등을 빨리 결정해 실행에 옮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