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살림살이 줄어든 통신업계, 활로 마련 서둘러야

가뭄에도 물 마를 날 없다던 통신 업계도 살림이 팍팍해졌다. 매출이 줄고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그동안 미래가 안 보인다던 통신사 하소연을 ‘엄살’로 치부했으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여파가 예상보다 크다. 부잣집 곳간에 빈자리가 보이면서 관련 후방업계도 어려워졌다. 씀씀이가 줄어든 탓이다.

예고했던 설비 투자를 줄였다. 지난해보다 무려 5600억원이나 줄었다. 이마저도 연내 집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3분기까지 절반 조금 넘게 투자됐을 뿐이다. 통상 4분기에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뤄졌지만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매출 절반을 국내 통신사에 의존하고 있는 장비 업계는 벌써부터 울상이다. 해외시장에 공을 들여온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여파가 더 크다.

앞으로 상황이 더 심각하다. 통신사 매출이 늘어날 만한 상황은 안 보이고 내년부터 대규모 지출만 기다리고 있다. 통신사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는 것은 가입비 폐지와 선택약정할인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무선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도 특별한 혜택을 보지 못했다.

매출을 늘릴 만한 묘책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미 폐지된 가입비를 되살릴 방법은 없고 선택약정할인 가입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마케팅 비용을 줄여 이익을 늘릴 수는 있지만 매출은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내년 초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투자는 예고된 대형 지출이다. 적어도 수조원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수입은 점점 줄어드니 난감하다. 통신사 곳간이 점점 비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유지하던 통신 수익에만 의존해서는 미래가 없다. 이동통신 영역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새 시장을 열어야 한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피할 수는 없다. 늦으면 기회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