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레독스플로우 탑재 ESS 첫 가동…에이치투, 국내외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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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마이크로그리드(독립형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에 중소기업이 개발한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VRFB)가 처음 투입된다. 대기업 주도 리튬이온계 전지가 우리나라 ESS용 배터리 시장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배터리 기술이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은 ‘사회 이슈 해결형 융합기술 공동인프라 사업’에 42㎾h(배터리 용량) 규모 VRFB를 탑재한 ESS를 가동한다고 8일 밝혔다. ETRI는 지난달 운영사업자로 에이치투를 선정, 최근 ETRI 대전 본원 12연구동에 ESS를 구축했다.

에이치투가 ETRI에 설치한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 기반 ESS.
<에이치투가 ETRI에 설치한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 기반 ESS.>

ETRI는 태양광발전(40㎾)과 ESS를 연계해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성하고 실시간 분산자원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과 전력 피크 대응이 가능한 수요관리(DR)용으로 제품화할 방침이다.

에이치투가 공급한 ESS는 14㎾h(출력용량 6.5㎾)급 ESS 세 개를 병렬로 연결해 각각 독립 운전과 용량 확장에 유리하도록 마이크로그리드에 최적화했다. 제품은 스택(충·방전시스템)과 전해질,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더넷 네트워킹을 지원해 실시간 원격 제어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VRFB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액체 상태 전해질을 순환시켜 충·방전이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고 용량 확장이 용이하다. 스택과 전기를 저장하는 전해질이 분리돼 있어 출력과 에너지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용도에 따라 손쉽게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형 발전소용 ESS뿐만이 아니라 수십㎾급 소용량 ESS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할 수 있다.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부피가 두세 배 크고 배터리 출력이 낮아 전기차 배터리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에이치투는 유체(전해질)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스택 설계에 전산유체해석(CFD) 알고리즘을 적용해 안정적 출력 성능 등 완성도를 높였다.

한신 에이치투 사장은 “소용량 VRFB ESS 시장성을 입증해 국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며 “VRFB는 대표적 장주기 ESS로 마이크로그리드와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모델로 경제성 면에서 강점이 있는 배터리”라고 말했다.

에이치투는 2013년 VRFB를 탑재한 6·10㎾h급 ESS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엔 VRFB와 전력변환장치(PCS)를 통합한 100㎾h급 ESS도 개발했다.

◆레독스 플로 배터리(Redox flow battery)= 액체 전해질 전기화학 반응에 따라 충·방전을 거듭하기 때문에 수명 제약이 거의 없는 차세대 이차전지로 꼽힌다. 전기에너지가 저장되는 전해질이 배터리 내 저장탱크에 보관된 후 시스템 내부를 흐르면서 전기에너지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Stack)이라는 장치에서 산화·환원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충전과 방전을 반복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