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계 큰 손, 한국 스타트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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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대표하는 창업계 큰 손이 한국 스타트업을 키우겠다고 나섰다. 연이은 중국 거대 자본의 한국 스타트업 공략에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테크코드(대표 황하이옌)은 12일 서울 역삼동 카이트타워 8층에서 한국법인 설립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황하이옌 테크코드 대표
<황하이옌 테크코드 대표>

테크코드는 기존 중국(상하이, 구안, 베이징, 선전), 독일(베를린), 이스라엘(텔 아비브), 미국(실리콘밸리)에 이어 한국 서울에 8번째 법인을 설립했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아시아 첫 창업보육센터다.

테크코드는 ‘글로벌 창업가 네트워크’를 목표로 향후 3년 안에 15개국에 40여개 지사를 만들 계획이다.

황화이옌 테크코드 대표는 “중국도 세계적 혁신 조류에 동참해 더 이상 저렴한 노동력이 아니라 혁신 기술로 세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테크코드는 인큐베이터(창업보육)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창업자를 세계와 연결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해외 벤처캐피털의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뜨거운 상황이다. 이는 정부의 적극적 창업 진흥 정책으로 벤처창업 생태계 환경이 전반적으로 향상됐으며, 기술 창업 등 잠재력 높은 스타트업이 다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중국 역시 정부 차원의 창업 정책이 활성화되면서 대기업 등 민간 차원 창업 지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테크코드는 중국 대표 부동산개발회사인 화샤싱푸 지원을 받아 2014년 중국 베이징에 설립됐다. 중국 내 산업단지와 주택지 조성을 맡는 화샤싱푸는 올해 1분기에만 130억위안(한화 약 2조3500억원) 매출을 올린 상장기업이다. 지난해 한국 진출을 선언했던 중국 액셀러레이터 트라이벨루와 같이 중국 부동산기업 2세가 투자, 설립했다.

테크코드는 한국 법인 설립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을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자와 연결해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미 테크코드가 미국과 유럽에서 보육 중인 영상촬영기업과 디자인기업이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김응석 테크코드코리아 기업운영팀장은 “전체 140석 규모로 2~3인 정도 초기기업이라면 50개 상당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10개 기업 선정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류’ 등 문화콘텐츠 기업과 하이테크 기술기업에 주로 투자의사를 비췄다.

테크코드는 이날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한국자산신탁(엠디엠),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등과도 전략적 업무 협약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단순한 공간 임대가 아니라 자본, 멘토, 교육 프로그램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최수진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상무는 “테크코드와 협력해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진출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드먼은 한국과 중국의 가능성 있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벤처캐피털이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는 “중국 대기업이 전략을 세우고 발품을 팔아 한국 기업을 찾고 있다”며 “한국 스타트업에는 기회지만 한국 대기업과 벤처캐피털도 전략 없이 움직이면 산업 생태계 전반이 뒤처질것” 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시각도 제기됐다. 국내 벤처업계 관계자는 “국내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은 초기 투자 외에는 글로벌 네트워크나 중국 시장 진출의 가이드 역할을 해주기 어렵다”며 “중국이 막대한 자본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싹쓸이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