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WWDC 2016에서 드러난 애플 전략...세계 IT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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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각)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6)에서 애플의 고민이 드러났다. 그동안 생태계 개방에 소극적이던 애플이 열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폐쇄적이던 스티브 잡스 체제를 개방형 팀 쿡 체제로 재편하는 신호탄이다. 그 돌파구는 인공지능 음성비서 `시리`(Siri)가 담당한다. 애플의 이 같은 변화는 음성인식 기술 개발 가속화와 디지털 비서 경쟁 격화 등 세계 정보기술(IT)시장에도 큰 변화를 줄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애플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으로 아이폰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는 올해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아이폰 비중이 60%를 넘는 애플로서는 비상 상황이고, 애플은 이의 돌파구로 생태계 구축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리가 iOS 10 핵심

애플은 이날 아이폰·아이패드용 운용체계(OS) 차기 버전 `iOS 10`을 공개했다. 핵심은 시리였다. 시리는 `딥러닝` 기술을 채택, 대변화가 이뤄졌다. 시리는 일주일에 받는 질문 약 2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더 최적화된 답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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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업데이트 핵심은 `개방성`이다. 자사 애플리케이션(앱)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사 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리는 중국 텐센트가 선보인 `위챗` 등 타사 메신저와 연동해 음성으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 또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리프트, 디디추싱을 연동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사진 공유 SNS 핀터레스트에서 사진을 찾거나 피트니스 앱 런타스틱에 기입한 운동 계획을 시리를 통해 읽어보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첩에도 딥러닝이 적용됐다. 사진을 더 빨리 찾을 수 있게 얼굴을 인식해 분류하고, 배경도 산·바다 등으로 구분해 분류한다. 음성사서함 메시지 내용을 텍스트로 바꿔 표시해 주는 기능도 iOS 10에 추가됐다. 다양한 효과도 지원한다. 이모티콘 크기가 커졌고, 문자 내 이모티콘 변환이 가능한 내용을 분석해 탭하면 문자가 이모티콘으로 전환된다. `축하해`라는 내용은 큰 글씨로 진동을 줄 수 있고, `미안해`라는 내용은 마음이 전달되도록 옅은 글씨로 작게 보여 준다.

홈킷도 업그레이드됐다. 아이폰·아이패드 내 `홈` 앱을 새로 만들어 집안 전등을 켜거나 끌 수 있고, 밝기 조절도 할 수 있다. `굿나잇` 버튼을 터치하면 전등이 꺼지고 블라인드가 내려 가며, 온도도 자동 조절된다.

◇데스크톱 OS, 연동 강화

애플은 이날 데스크톱 맥 컴퓨터를 위한 운용체계 `OS X` 이름을 15년 만에 `맥 OS`(macOS)로 바꾼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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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수석 부사장은 “애플워치용 OS `워치OS`, 아이폰용 `iOS`, 애플TV용 `tv OS` 등과 통일성을 위해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말 나온 OS X 10.11 `엘 카피탄` 후속 버전이 `맥OS 시에라(Sierra)`로 명명됐다. 시에라도 올 가을에 무료 업데이트로 제공될 예정이다.

맥OS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다른 애플 제품과 연동을 강화했다. 아이폰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클립보드로 복사하면 이 내용을 맥에서도 불러와 쓸 수 있는 `유니버설 클립보드` 기능이 도입됐다.

맥에서 웹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면 아이폰 `터치 아이디` 지문인식으로 본인 인증을 하고 애플페이로 지불까지 끝낼 수 있다. 페이팔 등 기존 온라인 결제 서비스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서 주로 이용되던 음성비서 시리도 데스크톱 맥 컴퓨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워치OS 3에 필기인식 도입

애플은 스마트시계 `애플 워치`용 OS 차기 버전인 `워치OS 3`를 발표하고 개발자용 프리뷰를 공개했다.

워치OS 3는 자주 쓰는 앱을 메모리에 올려놓은 채 배경 작업으로 데이터를 갱신하는 `인스턴트 론치` 방식을 도입해 앱을 불러오는 속도가 최대 7배 향상됐다고 케빈 린치 애플 기술담당 부사장은 설명했다.

애플 워치 화면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면 이를 인식하는 필기인식 기능도 도입됐다. 이 기능은 영어와 중국어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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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운동량을 측정하는 `액티비티` 앱에는 자신이 얼마나 운동을 많이 했는지 친구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이 활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 등이 생긴다. 심호흡 운동을 도와 주는 `브리드`(Breathe) 앱과 비상시에 긴급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SOS` 기능도 추가됐다.

◇tvOS, 음성으로 유튜브 영상 검색

애플은 가을에 나올 tvOS 업데이트에서 시리 기능을 강화해 음성으로 유튜브 영상을 검색하고 주제별로 비디오를 찾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에디 큐 수석부사장은 애플 TV용 앱 6000여개와 비디오 채널 1300여개가 있으며, 시리를 통해 65만여 개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검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또 사용자가 애플ID로 로그인하면 가입한 유료TV 서비스까지 바로 인증이 완료되는 `싱글 사인 온` 기능을 도입키로 했다. tvOS를 쓰는 애플TV뿐만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iOS 기기에도 적용된다.

홈시어터 기능을 위한 다크모드도 소개됐다. 영화를 즐기기에 다소 밝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다크모드로 단점을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외신은 애플이 이번 WWDC 2016행사 초점을 부진한 하드웨어(HW) 매출 보완에 맞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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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분기 하드웨어 매출은 부진했지만 아이튠스, 애플뮤직, 앱스토어 등 서비스 매출은 크게 성장했다”면서 “충성도 높은 기존 애플 기기 사용자를 기반으로 매출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