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칼럼] 투자자는 어떤 사업계획서를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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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칼럼] 투자자는 어떤 사업계획서를 보는가?

이태훈 서울산업진흥원 기업투자센터장

올해 초 기업투자센터로 발령받아 투자와 관련된 업무를 맡은 후 스타트업들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하는 게 주된 일이 되었다. 사업계획서를 검토하다보면 정말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계획서의 뭔가가 부족하여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정해진 틀에서의 좋은 사업계획서가 아닌,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매력적인 사업계획서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이야기 해볼까 한다.

첫 번째, 사업계획서도 일종의 보고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보고서는 누군가에게 보고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자료로, 작성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읽느냐는 것이다. 즉 보고서는 보고받는 사람이 궁금해 하는 것을 해소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스타트업들의 사업계획서는 자기중심적으로 작성된다. 예를 들면, 투자자는 ‘이 제품의 경쟁자는 누구이며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보다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가?’, ‘내가 투자한 자금을 언제까지 얼마에 다시 회수할 수 있는가?’ 등을 가장 기본적으로 궁금해 하는데, 많은 스타트업들은 자신의 아이템의 우수성만을 설명하는 데에 대부분의 보고서 지면을 할애하곤 한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업계획서는 투자자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두 번째, 사업계획서는 가능한 간결하고 명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 투자자들은 하루에 상상하지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다. 다시 말하면, 투자자들이 하나의 스타트업 사업계획서에 배려해 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아이템의 우수성을 충분히 알리기 위해서 아주 작고 세밀한 부분까지 사업계획서에 담아 홍보하고 싶겠지만, 투자자는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를 처음 볼 때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궁금해 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큰 그림에서의 사업 아이템을 검토하는 데 주력한다. 이 후 관심이 가는 아이템에 한해 스타트업과 별도 미팅을 통해 세부적인 사항을 점검하고 궁금한 것들을 해결해 나간다. 서류만으로 검토하고 투자하는 투자자는 절대 없다.

세 번째는 사업계획서에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따로 분리하여 디테일하고 세밀하게 작성한 후 이를 합쳐서 전체 사업계획서를 만드는 형식을 사용한다. 이렇게 작성된 사업계획서는 물론 정보 전달력은 뛰어나고 본 아이템을 잘 아는 사람이 볼 때는 매우 잘 정리된 사업계획서로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해당 아이템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에게는, 사업계획서를 읽을 때 한 장, 한 장이 연결되지 않아 맥락을 쉽게 파악할 수 없어 검토하기에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사업계획서는 절대 마지막까지 읽지 않게 된다.

네 번째, 엘리베이터 스피치를 준비하라.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사업계획서는 당연히 종이 위에만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게 있어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만약 지금 당신의 눈앞에 정말 간절하게 원하는 투자자가 나타났다고 하자. 그러면 당신은 가방을 급히 뒤져 잘 준비된 사업계획서를 꺼낼 것인가? 그건 불가능하다. 스타트업들은 자신의 아이템을 언제 어디서든 자신있고 임팩트있게 설명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10초, 30초, 1분, 3분 등 시간을 다양하게 하여 준비하고 연습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인 스스로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다. 여러분은 이미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기에 창업을 시작했다. 이것은 팩트이다. 나 자신조차 믿어주지 않는 스타트업은 누구도 믿지 않는다는 것을 꼭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