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의 성공경제]<55>실패로부터 배운 7가지 교훈

[이장우의 성공경제]<55>실패로부터 배운 7가지 교훈

성공한 선발 주자 반열에 오르기란 매우 어렵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이름난 벤처투자자의 눈에 띈 벤처기업들도 대박을 칠 확률이 10% 미만이라는 경험치를 볼 때 선발 주자에 도전하는 기업가가 실제로 성공할 확률은 훨씬 낮을 것이다.

설령 선발 주자 반열에 오른다 해도 그 이후가 더 문제다. 끊임없이 진입하는 후발 주자들의 도전을 이겨 내면서 지속 성장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 주변에는 화려한 성공 신화보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들로 점철된 선발 주자들의 무덤들이 널려 있기 마련이다. 소수 선발 주자들의 성공을 소망하는 것도 좋지만 실패를 자산화하고 학습함으로써 또 다른 도전으로 이어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전에 소개한 싸이월드, 다이알패드 등 실패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창업 당시부터 이어 온 신념 체계를 지속해서 다져 나가야 한다. 신념 체계가 무너지면 비즈니스 정체성이 훼손됨에 따라 새로운 기회를 인지하거나 그것을 기다릴 수 있는 전략 차원의 인내심이 사라지기 쉽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더 큰 도전에 나설 때 기존의 신념 체계와 핵심 인력을 잘 유지함으로써 사업 정체성을 지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올바른 시장 정의를 내려야 한다. 한두 가지 출시 제품이나 서비스로 비즈니스 정체성을 정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근시안일 수 있다. 무료 인터넷 전화 서비스도 당시에는 새롭고 생소하기까지 했지만 지금은 생활 속에 일반화된 서비스에 불과하다. 지금은 싸고도 손쉬운 소통이라는 시장 니즈를 다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 안에 존재한다.

셋째 적합한 변화 대응 전략을 수시로 강구해야 한다. 초기 시장일수록 변화가 심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여기에 후발 주자들의 진입은 예상치 못한 위협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서 커다란 초기 성공에도 사업 영역 전략 선택이나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강구하지 않으면 그동안 누려 온 선발 주자의 이점(Advantage)을 순식간에 잃을 수 있다.

넷째 생존 라인을 확보하라. 기업이 현금 흐름을 항상 플러스로 유지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든다면 여유를 가지고 `때`를 기다릴 수 있기 때문에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보기술(IT) 기업 원조인 휴렛팩커드는 창업 당시부터 자기 자금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만 투자한다는 성장 전략을 채택했다. 이러한 생존 전략은 시장 악화로 한순간 자금이 마르는 위기를 피할 수 있다.

다섯째 사회 정당성(Social Legitimacy)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선발 주자들의 사업은 생소하고 기존의 경쟁 질서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기존의 사업 관행이나 비즈니스 문화에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서 선발 주자들은 소비자, 투자자, 정부 정책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과 소통이 중요하다.

여섯째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선발 주자라고 해서 다른 기업보다 더 운(運)이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불운이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것이 요즈음 상황이기 때문에 별 것 아닌 것 같은 작은 사안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곱째 자만과 교만은 금물이다.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멈춰 있을 때(자만), `시장 변화는 내 편일 것이다`라고 생각할 때(교만)가 가장 위험하다. 기술 창업으로 큰 성공을 거둬 내부 유보 자금이 풍부하게 쌓여 있을 때 곧바로 위기가 닥치는 것도 이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7개 요인은 상호작용하며, 선발 주자들을 실패의 나락으로 빠뜨린다. 특히 유의할 것은 이들 요인이 곱하기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하나라도 잘못하면 다른 요인들에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실패할 수 있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