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구조조정 기업 매각 활성화를 위해 8조원 규모의 마중물 펀드를 조성한다. 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을 민간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사모펀드(PEF) 등에 의한 신규 자금 투입과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유도, 기업 회생 가능성을 높인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장을 활용한 신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채권금융기관 중심 현행 구조조정 제도를 개선하고 다양한 기업구조조정 방식을 도입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은행 차입에 의존하던 기업 자금조달 방식이 회사채, 기업어음(CP) 발행 등 자본 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함에 따라 채권은행 주도의 구조조정 체계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새로운 구조조정 방식 마련으로 장기적으로는 채권금융기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구조조정 중심축을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구조조정 펀드는 초기 구조조정 채권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모자형 펀드로 설계, 모펀드는 자펀드 약정액 50% 내 매칭 출자하는 구조다. 채권은행이 보유한 구조조정 채권 규모(17.6조원)와 워크아웃 중단율(41.6%) 등을 고려, 5년 동안 총 8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이 목표다.
모펀드는 우선 펀드 출범 시 유암코(UAMCO), 정책금융기관의 캐피털 콜 방식의 출자 약정으로 1조원 규모를 조성한다.
구조조정 기업 매각 활성화를 위해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정책금융기관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PEF 등 자본 시장 주도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이 경영 정상화의 필수 요소인 한도성 여신을 원활히 확보하도록 돕는다.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계하는 중개 플랫폼도 구축한다. 매수 희망자가 선제적으로 대상 기업을 발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신용위험평가 체계 객관성 제고 방안도 담았다. 기업 부실이 심화되기 전에 구조조정 대상으로 조기에 인식하고 자본 시장에 매입이 이뤄질 만한 기업이 나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회생법원 설립을 계기로 워크아웃과 회생 절차 장점을 연계한 피플랜(Pre-packaged Plan)도 활성화한다. 업권별 설명회, 통합 간담회 등으로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올해 하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한다.
임 위원장은 “피플랜과 PEF 등 다양한 구조조정 방식을 활용한 기업 구조조정 추진의 모범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자본시장에 구조조정을 맡기는 것이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인식이 확립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