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으로 플라스틱 원료 생산…"화학물질도 친환경 생산 가능"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대장균을 이용해 플라스틱 원료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친환경 생물학 공법으로 산업용 화학물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은 대장균을 이용해 테레프탈산을 생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테레프탈산은 폴리에스터 섬유, PET병 주원료다. 전기전자용품에도 활용되는 주요 화합물이다.

활용도가 높은 화합물을 미생물 기반 친환경 공법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테레프탈산은 화학 공정으로 제조된다. 에너지 소모가 많고 망간, 코발트 같은 유독성 금속 촉매가 사용된다.

대장균을 이용한 파라자일렌→테레프탈산 바이오 전환 개념도
대장균을 이용한 파라자일렌→테레프탈산 바이오 전환 개념도

연구팀은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공법으로 테레프탈산을 만들었다. 원료 물질인 파라자일렌을 테레프탈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균주를 연구했다. 세균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인위적으로 조작, 생체 전환이 가능한 합성 대사경로를 설계했다.

개발된 공법으로 테레프탈산을 생산하면 전환 효율이 97mol%로 높다. 친환경적일뿐만 아니라 기존 화학 공정(95mol% 이상) 못지않은 생산 효율을 보였다. 균주와 공정을 최적화하면 전환 효율을 100%까지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새 공정으로 파라자일렌을 테레프탈산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부산물 축적 문제도 해결했다. 부산물이 축적되면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사 경로 내에 도입된 새 유전자 발현 정도를 조절, 효율 높은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이상엽 교수는 “대장균을 이용해 테레프탈산을 생합성함에 따라 생물학적 방법으로 산업 화학 물질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탄화수소를 화학 공정 없이 친환경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획기적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지능형 바이오시스템 설계 및 합성 연구단) 지원을 받았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