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디테크놀로지-엔터봇, 실리콘 3D프린터 국산화 성공

쓰리디테크놀로지와 엔터봇이 공동 개발한 실리콘 3D프린터.
쓰리디테크놀로지와 엔터봇이 공동 개발한 실리콘 3D프린터.

고온에 견딜 수 있고 탄성이 우수한 액상실리콘을 압출해 적층할 수 있는 실리콘 3D프린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 특성을 이용해 생체 의료용이나 교육용, 산업용 등 3D프린터 응용분야의 확대가 예상된다.

쓰리디테크놀로지(대표 박병운)와 엔터봇(대표 최우형)은 최근 상온에서 액상실리콘을 노즐을 통해 압출해 적층할 수 있는 실리콘 3D프린터를 공동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실리콘과 같은 부드러운 소재는 3D프린터 재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단단한 플라스틱이나 금속 분말 등 3D프린터 주 재료와 달리 실리콘은 스스로 지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플라스틱 등 열가소성 수지는 열에 약해 섭씨 60~100℃ 정도에 대부분 변형이 일어난다.

이번에 두 회사는 개발한 실리콘 3D프린터는 광경화성 액상 실리콘 화합물 소재와 함께 액상의 실리콘 복합소재를 직접 압출해 적층할 수 있는 실리콘수지 전용이다.

이 제품은 카트리지와 원료를 압출해주는 배럴 소재 공급 장치, 정밀 스크류 디스펜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디스펜서는 액상 원료를 필요한 곳에 정확히 뿜어주는 역할을 한다.

실리콘 3D프린터는 또 압출기를 탈·부착할 수 있는 호환성 구조로 설계돼 있다. 고체 필라멘트용 압출기, 컴퓨터 수치제어(CNC) 조각기 등의 헤드를 부착해 멀티 프린트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실리콘 소재의 3D프린팅 외에 바이오 소재와 점토, 초콜릿과 같이 필라멘트화하기 어려운 소재의 3D프린팅도 가능하다.

또 디지털강화(DLP) 방식의 광조형 3D프린터는 햇빛에 경화가 진행되거나 세척 등 뒤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 제품은 출력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등 프린팅 프로세스가 단순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두 회사는 생체 의료용 인체 장기 형상과 실습용 3D 출력, 실리콘을 활용한 각종 교육 기자재용 등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또 인체공학적 신발 제품 개발, 산업용 목업 실리콘 형상 출력 등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박병운 대표는 “해외에서는 독일 기업 두 곳이 최근 실리콘 3D프린터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면서 국내 3D프린터 관련 업계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부품 공급 및 기술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중국 업체와 협력해 현지 사업화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병운 쓰리디테크놀로지 대표(왼쪽)와 최우형 엔터봇 대표가 실리콘 3D프린터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박병운 쓰리디테크놀로지 대표(왼쪽)와 최우형 엔터봇 대표가 실리콘 3D프린터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