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실물경기 지표 '리커창 지수' 1년 만에 최저

중국 경제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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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실물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리커창 지수'가 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면서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중국 리커창 지수는 9.84%로 지난해 8월 9.00%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9.86% 이후 11개월 만이다.

리커창 지수는 전력소비량(40%)과 대출잔액(40%), 철도운송량(20%)을 합산해 중국의 실질적인 경제성장세를 가늠하는 지표다.

지난 2007년 리커창 총리가 랴오닝성 당서기로 재직하던 때에 미국 외교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 국내총생산(GDP) 수치는 인위적이고 믿기 어렵다며 자신이 경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보는 세 가지 지표로 전력소비량, 대출, 철도운송량을 든 것을 계기로 출현했다.

리커창 지수는 2015년 바닥을 찍었다가 올해 들어 10∼12%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8월 들어서 한 자릿수인 9%대로 떨어진 것이다.

세부 항목에서는 지난 8월 전력소비량이 부진했던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8월 전력소비량은 전년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6월 2.1% 이후 14개월 만에 소비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같은 달 철도운송량도 전년 대비 13.2% 늘어나는 데 그쳐 1월 12.4% 이후 최저 수치다.

철도운송량은 지난해까지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 2월 들어 지난해 동월 대비 25.7% 증가하기도 했고 최근 줄곧 20%에 육박하는 증가세를 보여왔다.

대출 상황은 큰 변동이 없었다. 8월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21% 늘어나 전월(13.19%)과 유사했다.

해외에서는 중국 정부가 GDP 수치를 목표에 맞춰 조작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리커창 지수를 GDP보다 정확한 실물경기 반영 지표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6.9%대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지만 3분기 들어서는 성장세 둔화 주의보가 켜진 셈이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