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국 단일 재난안전망, 14년 논의 끝에 내년 첫선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이슈분석]전국 단일 재난안전망, 14년 논의 끝에 내년 첫선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지하철에서 발생된 화재로,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한 대형 참사다. 당시 참사는 현장에서 사고에 대응하는 소방, 지하철,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 간 지휘 체계가 원활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이 참사를 계기로 재난 대응 유관 기관 간 통신망을 단일화한 재난안전망 구축 논의가 시작됐다. 지지부진한 논의를 거쳐 14년 만인 내년 초 세계 최초로 롱텀에벌루션(LTE) 재난안전망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가동된다.

[이슈분석]전국 단일 재난안전망, 14년 논의 끝에 내년 첫선

◇본격 추진 계기는 세월호 참사

전국 단일 재난안전망 구축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이후다. 당시 소방방재청 주도로 통합지휘무선통신망(TRS) 구축을 추진했다. 2007년 감사원이 특정 기업 독점, 기술 종속, 재난 대응 표준 운영 절차 미비를 지적하면서 사업 추진은 중단됐다.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이 본격화된 계기는 세월호 참사다. 당시에도 경찰·소방·지자체 간 대응 혼선으로 인명 피해가 컸다. 세월호 참사 직후 2014년 5월 국무회의에서 부처 협업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 완료하는 사업 방향이 확정됐다.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기술 방식 선정과 주파수 공급을 맡고, 기획재정부는 예비타당성 검토 면제와 예산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안전처는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을 담당한다.

같은 해 기술 방식, 예타 면제 지정, 주파수 확정 등이 이뤄졌다. 세부 추진 계획에 따라 재난안전망 구축 정보화전략계획(ISP)이 수립됐다.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재난안전망 가동을 위한 시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평창은 KT컨소시엄, 강릉·정선은 SK텔레콤컨소시엄이 각각 수행했다. 사업비 345억원으로 운영센터 1곳, 고정기지국 220곳, 이동기지국 1곳을 구축하고 단말기 2496대를 보급했다. 시범 사업은 지난해 6월 완료됐다.

시범 사업 검증 결과 기술 성능은 확인됐지만 산악 등 지형에서 통화권 이탈 현상이 발생됐다. 시범 사업 검증과 본 사업 추진 검증협의회를 구성, 논의를 시작했다.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은 '사업 계획 적정성 재검토'에 착수했다. 검토 결과는 올해 말 발표된다.

지난 9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 재난망 보강 사업에 착수했다. 87억원 규모로 SK텔레콤이 수행하고 있다. 평창, 강릉, 정선 등 음영 지역 대상으로 기지국을 보강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강원도 평창 등지까지 올림픽 선수단 수송로를 대상으로 상용망 연동도 진행한다.

[이슈분석]전국 단일 재난안전망, 14년 논의 끝에 내년 첫선

◇평창 동계올림픽, 세계 첫 LTE 재난망 가동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 지역에 내년 2월이면 세계 최초로 LTE 재난안전망이 가동된다. 현재 올림픽주경기장 등 경기장 주변에서는 영상 통화를 포함, 재난안전망이 정상 운영된다. 단 산간 등 일부 지역에서는 통화권 이탈 현상이 발생된다. 심진홍 재난안전통신망사업단장은 “보완 사업이 마무리되면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가 진행되는 전 지역에서 재난안전망이 정상으로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안전망이 가동되면 정부서울청사 운영센터, 상황실, 현장이 전용 통신망으로 연결된다. 음성뿐만 아니라 영상도 실시간으로 주고받기 때문에 상황 전파가 용이하다. 경찰, 소방, 지자체 등 재난 관련 8개 기관이 단일 망을 이용한다. 지휘체계별, 권한별로 그룹을 설정한 통신도 가능하다. 100명 이상 그룹 통화도 가능, 재난 발생 시 지휘 체계가 단일화된다.

운영센터와 기지국 간은 모두 유선으로 연결됐다. 상용망과 달리 재난 발생 시 통화량 급증으로 인한 통화권 축소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전용망으로 보안성도 갖췄다. 정종제 행안부 재난관리실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재난안전망 구축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국가 재난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고 국민 생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슈분석]전국 단일 재난안전망, 14년 논의 끝에 내년 첫선

◇1조9611억원 투입해 2020년까지 전국 확대

본 사업은 1조9611억원이 투입되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내년 초에 구축비용 1218억원이 투입된는 본 사업 1단계가 발주된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단말기 보급에도 예산 760억원이 책정됐다.

1단계 사업은 강원, 대전, 세종, 충남, 충북 지역이 대상이다. 기지국 3519곳, 단말기 4만2687대가 도입된다. 2단계는 2019년에 추진된다.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전라도, 경상도, 제주 등 남부권이다. 기지국 1724곳이 구축되고, 단말기 10만9837개가 보급된다. 시스템 구축비는 2424억원, 단말기 도입비는 1919억원이 예상된다.

2020년 3단계로 본 사업은 마무리된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 대상이다. 기지국 9984곳을 구축하고 단말기 8만8803대를 도입한다. 시스템 구축비 1580억원, 단말기 도입비 1419억원이 소요된다. 이후 2025년까지 보완 작업이 진행된다.

전용망 외 상용망도 활용된다. 인구밀집도가 낮은 지역은 비용 절감을 위해 상용망을 연동한다. 철도망과 해상망도 연동한다. 전국 단일 재난안전망이 갖춰지면 신속하고 정확한 상황 전파와 유연한 공조 체계가 갖춰진다. 재난 대응 시간을 단축, 피해를 최소화한다.

재난안전망 구축은 산업·경제 효과도 크다, 국내 LTE 설비 투자를 증가시켜서 장비, 소프트웨어(SW) 등 중소업체의 생산 증대와 고용 창출 등을 유발한다. 재난안전LTE(PS-LTE) 방식의 통신망을 선도 구축, 국내 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 기회도 제공한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