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이버 전투원은 평균 20세 정도의 컴퓨터 영재로 구성한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 분야 영재로 뽑혀 사이버 전투원으로 집중 양성된다.”
김흥광 NK지식인 연대 대표는 21일 본지 기자에게 공개한 '북한의 대남 사이버전 능력과 실태' 보고서에서 1998년부터 사이버 부대를 만들었으며, “북한 사이버 전투원과 부대는 금성1·2 중학교 컴퓨터 영재반 졸업생을 지속 영입, 전투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보고서는 북한 사이버 부대의 실체 및 조직, 운영 상황을 자세하게 적시한 최초 보고서여서 대북 사이버전 대응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은 2011년 권력 승계 이후 비대칭 전력인 사이버부대를 확장·개편하는데 공을 들였다. 북한은 정찰총국 121국을 중심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이버전 사령부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북한이 사이버사령부 창설에 3년이나 공을 들인 건 컴퓨터 영재를 단시일에 확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금성1·2 중학교 컴퓨터 영재반 졸업생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컴퓨터대학 이과대학, 미림대학에 입학해 전문 기술을 배운다. 이들은 졸업 후 전원이 외국에 유학한 뒤 귀국, 해킹 전문 부대에 배치된다.
북한 사이버전 부대는 한·미·일 주요 적국, 잠재 목표 국가 정부와 군, 경제 주요 기관 서버 장악을 목표로 한다. 세계에서 전투 임무가 가능토록 대륙별 전담 부대 형태로 편성했다. 김 대표는 “한국, 미국, 일본 등은 특화한 사이버전 전문 부대를 따로 편성했다”면서 “정찰총국 121국 산하에 특별 임무 수행을 위한 사이버 전술 부대 편제를 증설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정권은 최근 사이버 전투원 선발과 교육, 재원 조달, 국가기관 협력 등 행정 기능도 강화했다. 정찰총국 사이버전 지도국을 개편해 △전략기획처 △합동작전처 △대적처 △해외공작처 △훈련파견처 △일용지도처 △정보분석처 △180소 △110연구소를 뒀다.
전략기획처는 총괄 전략과 전투작전을 수립·지시하며 결과를 최고 사령관에 보고한다. 합동작전처는 121국을 지휘하면서 여타 특수부대과 협동 군사 작전을 수립하고 시행한다. 대적처는 한·미·일 주요국에 공격 목표를 설정하고, 보안 상태와 기술 및 담당자를 분석한다.
해외공작처는 해외에 주둔한 121국 사이버요원 공작 조건과 네트워크, 시설 등을 제공한다. 훈련파견처는 사이버전 부대와 민간기관 요원 실력 향상을 위해 연수와 교육을 책임진다. 일용지도처는 북한 정보기술(IT) 관련 중점 대학과 연구소·해외기관 대상 인력 관리와 실력 테스트를 맡았다. 정보분석처는 해킹으로 획득한 사이버 자료와 개별 기관, 단체, 인물 등 정보를 축적·분석한다. 180소는 최고사령관 지휘 아래 사이버 외화벌이를 위해 특별히 조직된 부대다. 110연구소는 북한 사이버전 전략 연구와 기술 개발 기관이다.
김 대표는 “북한은 1998년부터 사이버전을 준비하며 20년 동안 체계를 잡았다”면서 “젊고 유능한 인력 수급으로 전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비하면 한국은 사이버전 전문 인력과 지원 체계 등이 미흡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나라는 사이버전사령부 댓글 사건 등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되는 등 홍역을 앓고 있다.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