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개도국 경험·지식 노하우 전수가 필요한 이유

[미래포럼]개도국 경험·지식 노하우 전수가 필요한 이유

지난 주말 월드프렌즈코리아(WFK) 서울교육원에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WFK자문단' 합동 발대식이 있었다. WFK자문단은 퇴직자 또는 퇴직 예정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봉사 역할의 일환으로 12월부터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등 세계 각 지역에 파견돼 활동을 본격 시작한다.

정부는 2009년부터 이전의 외교부,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부, 산업자원부 5개 부처에서 파견하던 7개 봉사단을 통합해 '월드프렌즈코리아'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정부가 파견하는 해외봉사단은 이후 WFK라는 이름으로 세계 개도국에 봉사단원을 파견, 벌써 8년째 접어들고 있다.

전체 'WFK 해외봉사단'은 마을 재건, 한국어 교육을 비롯해 첨단 정보기술(IT) 전수 등을 위해 청년부터 퇴직자까지 다양하다. 올해는 5000여명이 개도국 발전과 상대국과의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현지 주민과 생활하면서 우리나라의 우호 이미지 전파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퇴직 또는 퇴직 예정자는 자신이 쌓은 경험과 기술을 저·중소득 개도국에 전파하는 'WFK자문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2010년에 첫 파견자가 나간 뒤로 매년 상·하반기로 나뉘어 150명 정도가 현지로 파견된다. 지금까지 580여명이 세계 곳곳에서 행정, 교육, 의료, 농업, 정보통신, 에너지자원, 산업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자문역을 수행하는 등 현지에서 퇴직자 노하우를 전수해 왔다.

파견 대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 수원국인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우간다, 과테말라 등 40여개국이다. WFK자문관 자격은 정보통신·무역투자·에너지자원·지역발전·산업기술 등 5개 분야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50세 이상 전문가로서 개도국에 대한 봉사정신이 있고 외국어로 강의와 회의 등이 가능한 정도로 의사소통이 원활한 수준이어야 한다.

이번에 선정된 WFK자문단의 직종은 개발정책, 건축, 경영, 보건, 수산 등 27개다. 파견 기간은 6개월 또는 1년이며, 추후 활동 평가를 통해 최대 3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퇴직자의 귀중한 경험과 지식을 어려운 개도국을 돕는데 값지게 쓸 수 있는 기회임이 틀림없어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WFK프로그램 외에도 개도국에 많은 원조를 하고 있다. 광복 후 약 120억달러 원조를 받은 바 있지만 1987년 재무부가 대외경제협력기구(EDCF)를 창설하고 1989년 한국청년해외봉사단 파견 사업이 시작되는 등 우리나라는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 하는 나라로 발돋움한 세계 유일 국가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7월 국익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개발원조(ODA)를 100대 국정 과제의 하나로 제시했다. 올해는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이행한 지 1년이 된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최근 10년 동안의 대외 원조액은 100억달러에 육박한다.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에 따라 ODA를 통한 인프라, 기업의 해외 진출, 공공·민간 일자리 창출 노력도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ODA 목적의 궁극은 협력 대상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복지 증진에 있다. 한편으로는 국민 세금으로 집행된다는 점을 고려해 인도주의 가치 실현이라는 본래의 가치를 준수하면서도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원조 정책과 외교 전략 간 정합성을 높여 신뢰와 투명성, 배려와 존경으로 국가 브랜드를 지속해서 제고하고 '매력 있는 나라, 존경 받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WFK자문관이 개도국에 파견되면서 크나큰 성과를 일궈 왔다. 이번 발대식으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고 품격 있는 나라로 가기 위한 긴 여정에서 담당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수석연구위원 ssc03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