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프렌즈, 레이저 미세가공기술 '세계 최고 수준 구현'… 종횡비 1:20 성공

구멍 직경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다.
구멍 직경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다.

국내 중소업체가 레이저 미세가공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티프렌즈(대표 유수영)는 극초단파 레이저(Ultra short)를 이용한 미세 수직 홀 가공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종횡비(Aspect Ratio)는 1:20까지 구현할 수 있다. 종횡비는 구멍 깊이가 직경의 20배라는 의미다. 세계 최고 수준은 1:10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술 핵심은 구멍 직경을 일정하게 깊이 파는 것이다. 깊이와 상관없이 레이저 입사부와 출사부 직경이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레이저 가공 특성상 입사부보다 출사부 직경이 작아 정밀 가공이 어려웠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세라믹도 정밀 가공하는 데 성공했다. 최대 6000㎛까지 낼 수 있다. 강력한 첨두 출력으로 작은 구멍을 뚫은 뒤 주변을 넓혀가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SW)로 구멍 크기를 20~500㎛까지 조절 가능하다.

유수영 티프렌즈 대표는 “반도체 제조 때 세라믹은 다이아몬드 비트로 가공했지만 구멍 크기가 작아지면서 한계치에 이르렀다”며 “드릴을 이용한 MCT 방식처럼 비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가공 시간도 1000㎛ 기준 1초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PCB 가공 중 구멍 주변이 깨지거나 탄화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20㎛ 수직 홀을 구현했다. 미세한 구멍을 촘촘히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화면에 주로 사용되는 고릴라 글래스에 레이저로 직접 구멍을 뚫을 수 있다. 주변부 미세균열이 발생하지 않아 스피커 역할이 가능하다. 수신부에 금속이나 플라스틱 재질로 된 스피커를 따로 달지 않아도 소리를 외부에 전달할 수 있다.

티프렌즈는 내부 구멍을 입체적으로 깎는 데도 성공했다. 구멍 내부가 항아리처럼 볼록하거나 꽃병처럼 오목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레이저 초점과 가공 깊이를 자동 조절한다. 레이저 빔 출사각을 최대 ±15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구멍 아래가 더 넓은 역테이퍼 가공기술.
구멍 아래가 더 넓은 역테이퍼 가공기술.

레이터 가공 특성과 반대로 구멍 아래가 더 넓게 뚫는 것도 가능하다. 역테이퍼 기술이다. 제조업체 의도대로 구멍을 뚫을 수 있게 됐다.

반도체 검사 공정에서 사용되는 포고 핀(Pogo pin)을 세워 고정하는 콜렉트 척을 제작하는 데 적합하다. 두께가 200㎛, 포고핀을 절단할 때도 레이저를 쓴다. 절단면이 매끄럽고 쇳가루도 떨어지지 않는다. 최고 수준의 극초단파 레이저 발진기 활용력을 갖췄기에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고 핀 절단면이 매끄럽고 쇳가루가 보이지 않는다.
포고 핀 절단면이 매끄럽고 쇳가루가 보이지 않는다.

유 대표는 “강화유리와 사파이어, 실리콘, 세라믹 등 특수 소재 가공은 레이저나 드릴링 방식(MCT)을 주로 이용하지만 생산성 및 가공기술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티프렌즈는 극초단파 레이저 제어 기술을 이용한 레이저 수직 가공 시스템부터 기계, 알고리즘까지 직접 개발해 난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티프렌즈는 해당 기술로 국내 특허 등록 5건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특허협력조약(PCT)에도 출원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융복합과제와 산업단지공단 맞춤형 과제에서 모두 성공 판정을 받았다.

티프렌즈는 의료와 방위산업용 부품 소재시장 진출도 구상 중이다. 미세 가공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반도체 전공정 미세 홀 수직 가공시스템과 프로브 카드(Probe card) 공정, 반도체 검사 공정 등에서 올해 7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년부터는 협의 중인 중국과 대만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