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SK플래닛에서 분리…'한국판 아마존' 프로젝트

오픈마켓 11번가가 SK플래닛에서 독립한다. SK그룹은 국민연금으로부터 4000억원을 투자받아 11번가를 '한국판 아마존'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11번가, SK플래닛에서 분리…'한국판 아마존' 프로젝트

18일 SK그룹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회사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를 분리하기로 결정하고, 19일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에 대해 최종 의결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해 11번가를 한국판 아마존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SK그룹 역량을 합쳐 11번가를 첨단 이커머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이뤄졌다. SK플래닛과 대주주인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이사회를 개최해 분리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SK는 신설법인 설립을 늦어도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날 국민연금은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11번가에 투자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민연금의 투자금액은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는 사모펀드인 H&Q 주도로 이뤄졌다. H&Q는 국민연금, 새마을금고와 함께 5000억원 규모 11번가 우선주에 투자할 계획이다.

SK는 국민연금 투자 등을 통해 11번가를 온라인쇼핑 전문기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앞서 11번가는 중국 사모펀드로부터 1조3000억원 투자를 받기 위해 협상을 벌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악재로 실패했다. 지난해 추진하던 신세계와 롯데 투자 유치도 지분 매각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불발에 그쳤다.

한편 11번가를 떼어낸 후 남은 사업부는 SK테크엑스와 합병해 장기적으로 SK텔레콤과 SK C&C 등 그룹 내 ICT 계열사들의 관계 설정에 따라 위치가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SK테크엑스는 2016년 3월 SK플래닛에서 분리됐다. 기업간거래(B2B) 중심의 IT 서비스를 비롯해 모바일 기반 신사업에 나서고 있으면서도 SK플래닛과 기본적으로 유사한 성격을 띤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