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처음으로 유닉스 역전... 금융권 서버 판도 재편

금융권 서버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리눅스가 지난해 말 유닉스를 앞지르며 메인프레임-유닉스-윈도로 이어지던 운용체계에 변화가 일었다. 은행·증권사에 '리눅스 전환'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이하 '금정추')가 발간한 '2017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한 서버급 전산기기 운용체계 중 리눅스(28.8%)가 가장 많았다. 이어 유닉스(26.8%), 윈도(25.3%), NT(9.0%), 기타(10.0%) 순이었다.

리눅스가 유닉스를 뛰어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유닉스 비중은 39.8%로, 리눅스(11.3%) 3배 이상이었다. 이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유닉스가 35.7%, 32.6%, 29.7%로 줄어들었다. 리눅스는 14.2%, 17.5%, 22.3%로 늘어나면서 마침내 역전했다. 유닉스와 윈도 하락세에도 리눅스만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4년 한국거래소를 시작으로 금융권에서 리눅스 전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증권사 중심으로 리눅스를 주전산 서버뿐 아니라 일반 업무용 서버에도 도입했다.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리눅스 기반 핵심시스템을 가동하며 기존 금융권 시스템 구조를 깨버렸다.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의 다운사이징이 유닉스에서 리눅스(U2L), 혹은 메인프레임에서 리눅스(M2L)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리눅스로의 전환은 오픈뱅킹, 클라우드 환경을 갖추기 위한 요소다. 리눅스 기반 x86서버에서는 오픈소스를 상대적으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서 클라우드 활성화 방안 마련에 나선 만큼, 앞으로도 리눅스 시장에 훈풍이 불 전망이다. 아직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실증 사례가 많지는 않다. 최근 KB국민은행도 차세대 주전산 시스템 사업에서 코어뱅킹에는 메인프레임, 개별업무에는 리눅스를 적용하는 전략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시스템 전환 전문인력 확보 어려움 등으로 메인프레임을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자료에서 메인프레임은 기타(10.0%)로 분류됐다.

올해 우리은행에 이어 한국은행까지 탈 메인프레임에 가세하며 그 비중은 점점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구매가격 기준으로 x86서버를 포함한 5000만원 미만 초소형이 가장 높은 비중(67.3%)을 차지했다. 소형 장비(15.1%), 중형(12.1%), 대형(4.4%), 초대형(1.1%)이 뒤를 이었다.

서버급 전산기기 규모는 △초대형은 10억원 이상 △대형 5억~10억원 미만 △중형 1억~5억원 미만 △소형 5000만~1억원 미만 △초소형은 5000만원 미만으로 조사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