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블록체인으로 해외송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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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소액송금 사업을 추진한다.

암호화폐 없이도 해외송금이 가능한 폐쇄형 블록체인망에 증권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형태다. 앞서 블록체인 인증시스템 '체인ID' 도입을 위해 구축한 블록체인망 등 기존 인프라와 연계, 신규 서비스 개시에 따른 각종 비용 부담 절감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업체 코인원트랜스퍼는 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송금 서비스 개시를 위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약 20여개 증권사의 관계자 60여명이 참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도 소액해외송금이 허용되면서 총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설명회”라며 “이달 중으로 참여를 원하는 증권사의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서비스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증권사와 카드사는 건당 3000달러, 연 3만달러 한도로 해외송금 업무가 가능해졌다.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외 투자 자금을 회수해 해외에 있는 가족 등에게 송금할 때 다시 은행을 거쳐야 하는 불편 등으로 해외소액송금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증권사가 해외소액송금 방식으로 블록체인을 택한 주된 이유는 각종 추가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각 증권사가 외화를 송금하는 개별 은행과 일일이 거래를 체결하기에는 수수료 뿐만 아니라 각종 절차 상 비용이 소요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앞서 체인ID 도입을 위해 구축한 금융투자업계 블록체인망을 통해 해외송금업무를 개시할 방침이다. 코인원트랜스퍼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도 각 증권사가 거래 상대 은행과 일일이 거래 계약을 체결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도 개별 계약에 따른 비용과 수고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에 따른 추가 부담도 덜할 것”이라며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괜찮은 선택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암호화폐가 필요 없는 블록체인 솔루션을 활용하기로 했다. 코인원트랜스퍼가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는 리플의 '엑스커런트(xCurrent)'를 통해 이뤄진다. 엑스커런트는 일부 사업자에게만 원장 기록을 가능하게 한 폐쇄형 블록체인 일종이다. 암호화폐 리플(XRP)과는 별개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별 증권사 입장에서는 해외송금을 수익원보다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하는 만큼 저렴한 비용이 필수”라며 “동남아 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 시장까지 해외송금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전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