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철도공단 LTE-R 공사비 분쟁…조정위 일부 인정에도 법정행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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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철도공단이 추진한 철도통합무선망(LTE-R) 구축사업 공사비 분쟁이 법정으로 향했다.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가 일부 공사비 지급을 권고했지만 공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단은 구매설치계약에 따라 관련 비용은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사 업체는 기본설계와 실제 현장 여건 차이에서 비롯된 설계변경까지 시공사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19일 전자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단과 LTE-R 구축사업 참여 업체인 와이어블은 경부선 추가 공사비를 둘러싸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와이어블은 경원선 LTE-R 사업에서도 공기 연장에 따른 간접비를 지급받지 못했다며 별도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건 모두 발주기관이 제시한 기본설계와 실제 현장 여건 차이로 발생한 설계변경 비용을 시공사 책임으로 볼 것인지, 발주기관이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 인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분쟁은 경부선 사업의 상세설계 과정에서 시작됐다. 해당 사업은 LG유플러스(45%), 와이어블(35%), 원테크(10%), 동보정보통신(10%)이 공동수급체를 구성했으며, 와이어블은 상세설계와 시공을 맡았다.

와이어블에 따르면 공단이 별도로 마련한 기본설계를 토대로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본설계와 실제 시공 여건이 다른 구간이 다수 확인됐다. 선로변 협소 구간과 급경사, 기존 시설물 간섭 등으로 당초 설계대로는 시공이 어려워 통신관로와 핸드홀 등의 공법 변경을 결정했다. 이에 감리단과 공단에 변경 필요성을 설명하고 실정보고를 제출하는 등 계약 변경을 위한 협의를 이어갔다.

와이어블은 공단이 마련한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상세설계와 시공을 수행하는 구매설치계약인 만큼, 설계변경으로 발생한 비용까지 모두 계약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계약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단은 약 13억원 규모의 설계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준공 전 계약 변경을 위한 실정보고도 반영되지 않으면서 와이어블은 결국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사건은 소송으로 이어졌다. 와이어블 측은 “공사가 끝난 뒤 추가 비용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시공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변경 필요성을 알리고 협의를 거쳤다”고 말했다.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는 양측 주장에 대해 엇갈린 판단을 내렸다. 조정위는 공단이 계약변경 절차를 이유로 추가 공사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공단이 실정보고를 승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자의 권리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다만 시공사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통신관로 변경은 추가 공사비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핸드홀은 규격과 시공 방식은 변경된 새로운 공종으로 인정했다. 공기 연장에 따른 간접비도 일부 인정해 와이어블 지분율을 반영한 일부 금액을 지급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공단은 조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고 사건은 결국 법정으로 넘어갔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법원에 제출할 답변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원선 사업도 별도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와이어블은 2021년 말 체결된 통신공사 계약 이후 선행 공정인 전력 설비공사 계약이 약 1년 늦게 이뤄지면서 통신공정도 함께 지연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공기가 총 36개월 연장됐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간접비를 지급받지 못해 별도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소송이 공공 인프라 사업에서 설계변경 비용의 책임 범위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의 판단은 향후 유사 사업의 계약 해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주기관이 제시한 기본설계와 실제 현장 여건이 달라 설계변경이 발생하는 사례는 공공사업에서 적지 않다”며 “이번 판결은 발주기관과 시공사 간 비용 부담 원칙을 보다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