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SW 춘추전국시대 '기회와 위기'

[미래포럼]SW 춘추전국시대 '기회와 위기'

소프트웨어(SW)산업이 반도체와 휴대폰을 합쳐 놓은 것보다 크며, 항공·국방·의료·가전 등 대부분 산업의 핵심 역량이라는 것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새삼스럽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흐름 안에서 SW의 중요성은 더욱더 크다. SW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면서 대한민국 SW 산업은 기회와 위기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기회는 글로벌 SW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이고 위기는 세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싸움에서 지는 경우 존립마저 위태롭다는 것이다. 수많은 SW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SW판 춘추전국시대라 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 SW 산업에 몸담은 이해 관계자들이 어떠한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SW는 없고 용역만 남게 되는 최악의 위기가 될지 세계를 대상으로 퀀텀점프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지로 갈릴 것이다.

첫째 SW 기업의 역할이다. SW판 춘추전국시대에서 기업이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새로운 도전이다. 다른 산업과 융합,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이다. 특히 우리가 전통으로 강한 자동차·선박·에너지·반도체·한류문화·스포츠 등과의 융합 등은 매우 필요하고, 산업 리더십을 계승할 수 있는 좋은 시도다. 새로운 시도는 퍼스트 무버를 만들고 퍼스트 무버는 경쟁력과 데이터 우위를 점할 수 있어 기업을 더욱 경쟁력 있게 해 준다.

둘째 SW의 내수 시장 역할이다. 우리 SW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많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제값을 받지 못하는 유지보수 등이 원인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근본 관련 방향을 하나 제시하면 SW를 구매 대상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국내 내수 시장은 SW를 용역 대상으로 삼아 왔다. SW 장점은 '복사하더라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이지만 용역 형태 사업으로는 장점을 활용할 수 없다. 반복 구매하고 SW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장 활성화 방법이다. 활성화된 내수 시장은 기업에 활력을 공급하고, 이는 추가 투자와 세계 진출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마법의 열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SW 업계 종사자의 역할이다. 시장이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전문가가 등장하겠지만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한 종사자의 노력은 추가로 계속 필요하다. 세계 흐름에 맞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의 적극 참여와 공여, 기술 공유와 논리 정연한 설명, 세계 표준의 SW 개발 방법론 준용 등은 SW 개발자만의 몫이 아니라 경영진·기획·개발·품질·마케팅 등 모든 SW 종사자의 의무다.

마지막으로 복합적인 정부 역할이다. 정부는 선량한 구매자 역할과 시장 메커니즘이 제대로 동작하게 위해서는 중재자와 정책 제공자 역할, 연구개발(R&D)로 대변되는 기술 발전과 전문가 양성을 위한 가이드이자 공여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정책 제공자 및 R&D 공여자 역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수한 성과 역시 많이 거뒀다. 앞으로 SW 구매 대상, 선량한 구매자 역할을 추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SW 기업, SW 내수 시장, SW 산업 종사자, 정부로 대표되는 이해 관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앞으로 수 십년 동안의 결과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앞에서 나열한 각자의 역할을 통해 만들어진 기회만이 글로벌 SW 시장이 바라는 우수한 성능과 주도하는 제품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SW 산업이 맞은 큰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 james@i-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