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닝썬 사태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버닝썬은 남녀노소 모두가 그 이름을 알게 된 강남 소재 클럽이지만 이제 더 이상은 가볼 수 없게 됐다.
클럽에서 일어난 폭행으로 시작된 이 사건의 이름에는 어느새 정치권력의 대형 비리와 스캔들이 터졌을 때 쓰이는 '게이트(gate)'가 붙었다. 버닝썬 게이트 혹은 승리 게이트. 언론에서 이 사건을 부르는 이름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이슈가 보도되며 국민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 사건에는 마약, 강간, 성접대, 탈세, 공권력과의 부정한 결탁 등 '유흥업소' 라는 공간에서 일어날 법한 거의 모든 종류의 범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러나고 있다. 주변에서는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어느 순간 영화 '베테랑'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이번 사건의 공간적 배경인 '클럽'은 불법 영업의 온상이었다. 각종 보도에 따르면 '러브시그널', '몽키뮤지엄' 등 서울의 유명 클럽 78곳 가운데 63곳이 업종을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여 불법 영업을 하고 있었다.
식품위생법상 노래와 춤, 술이 있는 공간은 반드시 유흥주점 또는 단란주점으로 신고해야 하나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했을 때에 비해 거의 3배 가까이 세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에 허위로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즉, 탈세 목적이라는 것이다.
언론이 다루지 않은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불법 영업을 통해 대부분의 클럽들이 회피하고 있는 것. 바로 음악 저작권료 문제다.
클럽에서 음악은 필수다. 다시 말해 음악이 없이는 클럽의 존재 또한 있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럽은 음악을 사용해 영업 이익을 창출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작권법상 클럽과 같은 영업장에서 음악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인 저작권료를 납부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저작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에서는 창작 자체가 위축된다. 힘들게 식당을 차려 만들어 내놓은 음식을 누군가가 돈 안 내고 먹는다면, 누가 식당 영업을 계속하고 싶겠는가. 음악, 미술 등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날을 새워가며 만들어 내놓은 작품이 가치를 무시당할 때만큼 좌절하는 일이 또 있을까. 우리는 아직 무형의 창작물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부와 명예를 가진 극소수 뮤지션을 제외하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음악의 다양성과 개성을 만들어가는 대부분의 음악 창작자들이 위와 같이 저작권을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BTS를 비롯한 K-POP을 통해 한류를 견인하고, 꾸준히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어가던 대한민국 음악 산업은 어느 순간 동력을 잃어 성장이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 장르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불법 복제 등의 문제로 한순간 무너졌던 90년대 홍콩 영화 산업이 그랬다.
각종 범죄의 온상이었을 뿐만 아니라 저작권료까지 회피하며 문화 산업을 좀먹고 있었던 일부 영업장들에 대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없도록 관계 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단속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나 잃어버린 저작자의 권리는 쉽게 찾아오기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에서 관련 업계를 상대로 계도 활동 또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욱 법무법인 신원 변호사 jwkim@laws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