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서 갈아탔나…하이브리드차, 올해 판매량 10만대 고지 넘본다

디젤차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가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올해 말까지 연간 누적 판매 1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8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하이브리드차(HEV·PHEV)는 국내에서 6만485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21.4% 증가했다. 월평균 8640여대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5.7%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

같은 기간 디젤차는 40만8190대로 전년보다 17.4%나 줄었다. 디젤차는 지난해 1~7월 누적 판매 49만여대로 점유율 1위였으나, 올해는 가솔린차 다음 2위로 내려왔다. 배출가스 규제 강화 등으로 줄어든 디젤차 수요 감소분을 하이브리드차가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판매 추이가 연말까지 계속되면 하이브리드차 연간 누적 판매는 올해 처음 1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내년까지 다수의 하이브리드 신차가 출시를 앞둬 성장세는 갈수록 가팔라질 전망이다.

올해부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이 완전히 사라졌지만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순수 내연기관차보다 연료효율과 정숙성이 높은 하이브리드차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우수한 경제성과 승차감이 강점이다. 기존 순수 내연기관차보다 연비가 높고, 취·등록세 지원 등 일부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격차도 크게 줄었다. 디젤차보다 진동과 소음이 월등히 적어 승차감도 뛰어나다.

신형 하이브리드차가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판매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올해 판매된 차량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이 22%에 달했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복합 연비가 20.1㎞/ℓ(16인치 기준)로 동급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실현했다. 태양광으로 차량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 거리를 늘리는 솔라루프 시스템 등 신기술도 채용했다.

현대차는 최근 '코나 하이브리드'를 출시했고 내년까지 '투싼'과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으로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을 확대한다. 내년 주력 세단 신형 '아반떼'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기아차 역시 신형 '쏘렌토' 라인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가 하이브리드차에 주목하는 것은 성장세에 진입한 친환경차 시장 수요와 갈수록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탄력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표준 배출가스 시험방식(WLTP) 도입 등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업계 입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내년까지 국내에도 신형 하이브리드차 출시가 크게 늘면서, 판매 성장세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