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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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라인]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월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다. 두 정부 모두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다. 그러나 27개월이 지난 일자리 성적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프랑스는 청년실업률, 전체실업률이 하향 추세다. 고용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제조업 지수 역시 유럽연합(EU) 평균을 웃돈다. 일자리가 늘고 공장가동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 개혁과 경제체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부터 “(프랑스에) 대규모 일자리가 창출되는 게 고무적”이라는 칭찬 아닌 칭찬까지 받았다.

우리나라 현실은 어떤가. 출범 초기 문재인 정부의 정책 초점은 일자리에 맞춰졌다. 일자리 상황판도 등장했다. 정부는 2년 3개월 동안 수십조원에 이르는 세금을 일자리 창출에 투입했다. 결과는 기대 이하다. 지난 6월 기준 실업률은 3.9%를 기록했다. 20년 만의 사상 최고다. 그 동안 투입된 약 70조원의 세금은 민간 일자리 창출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일자리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지 오래됐다. 일회성 또는 단기 일자리는 지속 가능하지 못함을 실감케 한다. 경제성장률은 어떤가.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국내외 악재 때문에 세계 주요 연구기관은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21% 높게 편성됐다. 총 25조8000억원이다. 2017년부터 내년까지 100조원 이상이 일자리 창출에 투입된다.

선한 의지는 좋지만 방법론은 좀 수정돼야 하지 않을까. 기존 정책 노선대로라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집권 후반기 일자리 정책은 좀 더 양질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청년과 스타트업에 집중된 정부의 정책자금 집행과 지원도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 시니어벤처 창업 지원과 시니어 일자리 창출도 작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 '50+' '60+' '70+'세대에게도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이들 역시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다. 특히 오늘날 대한민국을 일궈 온 산업계 역군이다. 시니어들은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다. 우리 사회가 보유한 자산이기도 하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다함께 참여하는 세대융합형 창업 모델 발굴도 가능하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2030세대에게 스타트업에 관한 조언도 해 줄 수 있다. 사업관리나 위기관리 능력은 젊은층에게는 없는 강점이다.

세계 첫 프랜차이즈 업체인 KFC를 만든 커넬 샌더스는 예순다섯에 창업했다. 그는 1008번의 문전박대를 딛고 KFC를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길러 냈다. 본인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수많은 난관을 극복했다. 샌더스는 산업사에 한 획을 그었다. 열정에는 나이가 없다. 열정만 있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100세 시대다.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수명이 길어졌다. 경제 활동을 해야 하는 시간도 덩달아 길어졌다. 저출산·고령화는 현실이다. 인생 이모작은 필수다. 우리 주위에는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사회 선배가 많다. 인생 반환점을 돈 50, 60대는 새출발을 해야 한다. 운동화 끈을 풀기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50+세대의 일자리 창출과 창업 지원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나이 기준으로 정책자금 지원 여부가 결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경험의 이력은 우리 인생에 재미를 더해 준다. 노회한 퇴직자의 경험과 노하우는 젊은이들이 쌓지 못한 자산이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니어 창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김원석 성장기업부 데스크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