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디어텍, 5G 연구에 4조원 쏟는다…치열해지는 5G 칩셋 경쟁

미디어텍 5G SoC. <사진=미디어텍>
미디어텍 5G SoC. <사진=미디어텍>

대만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이 5G 기술 연구에 4조원을 쏟아 부으며 삼성전자와 퀄컴의 뒤를 바짝 쫓는다. 내년 초 5G 통합 칩셋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22일 대만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앞으로 5G 연구를 위해 32억3000만달러(약 3조84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5G 기술 구현을 위해 투입하는 연구개발(R&D) 인력만 3000여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텍은 19일 미디어텍 5G 연구소 설립 기념 행사를 열고 이러한 방침을 설명했다. 5G 연구소는 대만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신주시 신주과학공원에 들어섰다. 삼성전자, 퀄컴 등 5G 칩 강자를 추격하기 위해 별도 5G 연구 기관을 꾸린 것이다.

데이비드 쿠 미디어텍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간 R&D 비용 배분을 5G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3년 전부터 회사 R&D 예산의 20~30%가량을 5G 기술 개발에 투자했는데, 앞으로는 이 예산에 해마다 1조8000억~2조3000억원 가까운 돈을 더 보태 관련 시장 개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쿠 CFO는 “우리는 5G 부서의 규모를 지속 키워나가고 있다”며 “5G 칩 개발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디어텍은 5G 통합 칩셋 양산 계획도 밝혔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 협력해 7나노(㎚) 공정을 적용한 칩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5G 통합 칩셋은 통신 역할을 하는 모뎀 칩과 정보 처리와 연산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합친 칩셋을 말한다. 두 칩을 하나의 반도체로 구현해 모바일 기기의 실장 면적을 줄이고 공정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통합 칩셋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다양한 5G 칩을 선보이며 경쟁자인 퀄컴과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한다는 계획이다. 차이밍카이 CEO는 “미디어텍은 명실상부 5G 기술 선도 기업 중 하나”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올해부터 5G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세계 칩 메이커의 치열한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통합 칩셋 '엑시노스 980'을 공개하고 올해 안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퀄컴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출시된 5G 단말기 150개 이상에 자사 5G 솔루션을 탑재해 시장 우위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중국 화웨이는 자사 기술로 개발한 5G 칩셋 '기린990'을 독일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소개한 바 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