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과 함께 로봇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유일 로봇 분야 국가전문생산기술연구기관인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로봇 연구책임자, 로봇시스템 제작과 현장 경험을 토대로 연구원이 우리나라 로봇의 실질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근 취임한 여준구 KIRO 원장은 그동안 쌓은 로봇 분야 기획 및 연구경험을 KIRO 발전에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여 원장은 “KIRO가 그동안 양적 성장을 해왔고, 이제는 원천기술확보, 특허등록, 기술이전, 기술창업 성과 등 속살을 키워야할 때”라면서 “로봇 분야 국내 다양한 기관과 함께 정부 투자정책을 수립하는데 적극 동참해 한국 로봇산업발전에 기여할 때”라고 강조했다.
KIRO는 최근 본원 중심으로 조직을 집중화하고 단순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안동 소재 경북분원도 본원 소속 연구센터로 배치, 행정인력 중복을 피하면서 연구행정 효율성을 높이도록 했다. 여 원장은 “한시적 연구그룹 활성화를 통해 연구본부와 연구센터 간 장벽을 넘어 구성원들이 협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면서 “특히 국내 로봇 분야 주요인사로 구성된 미래로봇융합기술위원회(가칭)를 발족, 아이디어부터 로봇상품 마케팅에 이르는 전주기 정책수립과 이슈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부산 분원 설립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KIRO와 지자체 간 갈등에 대해 “우리나라는 2~3시간이면 대부분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교통이 잘 발달돼 있는 만큼 분원이라는 개념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면서 “포항하면 KIRO를 꼽을 수 있도록 본원 조직을 강화하고, 부산은 국책사업인 부산스마트시티 로봇관련 기획사업을 조직개편과 함께 신설된 'URI-Lab'에서 주관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KIRO는 그동안 로봇관련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왔지만 앞으로 좀더 깊이 있게 기술 상용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수중로봇, 배관로봇을 포함한 건설로봇, 재난대응로봇, 농업로봇과 자동화 등 강점 분야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여 원장은 “이와 관련해 국가 예타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재난대응로봇은 현재 포항 신항만 부근에 실증단지를 구축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달 내 실증단지를 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농업로봇은 안동연구센터 특화 분야로 내년 6월 완공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 원장은 “우리나라 로봇 분야는 학회, 협회, 진흥원, 연구소 등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로봇연구와 산업이 보다 활성화하려면 정부부처 로봇 상근전문가, 미래로봇융합기술위원회를 통한 정책 제언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