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에 꽂힌 유전체 분석 업계, 신성장 동력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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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 연구진이 유전자 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마크로젠 연구진이 유전자 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국내 유전체 분석 업계가 미래의학 기대주로 꼽히는 마이크로바이옴에 연이어 뛰어든다. 사람이 아닌 미생물 유전체를 분석, 건강관리 서비스와 연계한 신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기존 마이크로바이옴 업계와 연계해 시장 확대 기대가 높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크로젠과 테라젠이텍스 등 유전체 분석 업체는 마이크로바이옴 서비스를 출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 몸속이나 토양, 식물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 유전체를 분석하는 영역을 뜻한다. 특히 사람 장 속이나 피부, 구강, 생식기 등에 공존하는 미생물을 분석해 질병 원인이나 진단, 예방 등을 추구하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은 현대의학 난제를 해결할 기대주로 꼽힌다.

유전체 분석 기업 중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 먼저 뛰어든 곳은 마크로젠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지놈앤컴퍼니와 호주 장내 미생물 분석 기업인 마이크로바에 각각 10억원, 33억원을 투자했다.

마크로젠 마이바이옴 스토리 패키지
<마크로젠 마이바이옴 스토리 패키지>

단순 투자를 넘어 기술간 융합으로 신약과 서비스 개발도 추진한다. 지놈앤컴퍼니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멀티오믹스 기술을 융합해 개인 맞춤형 의료를 연구한다. 마이크로바와 협력해 연내 한국, 일본, 싱가포르에 장내 미생물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내년에 글로벌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도 출시한다.

한국시장에는 4월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마이바이옴 스토리'를 공식 출시했다. 분변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 종류와 분포도 등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알아보는 서비스다.

양갑석 마크로젠 대표는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초기시장 선점을 목표로, 국내외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출시와 연구 개발을 추진한다”면서 “향후 장내 미생물 데이터로 글로벌 시장 현지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연구진이 개인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연구진이 개인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도 이르면 내달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면서 시장 진출을 선언한다. 지난해 마이크로바이옴 전담부서를 만들어 약 1년간 연구개발(R&D)한 결과를 내놓는다. 장내 미생물을 분석해 장질환과 비만 등 만성질환 개선을 위한 해결방안까지 제시하는 게 목표다.

안용주 테라젠이텍스 마이크로바이옴사업부장은 “곧 출시할 서비스는 개인 장내 미생물 다양성과 군집 비율 등을 근거로 장질환과 혈관질환 예방, 비만, 수면 건강 등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미생물을 활용한 다양한 임상 연구 중이어서 향후 각종 암 등 질병 진단과 치료 분야로도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체 분석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기술 장벽이 낮고,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기본적으로 미생물 유전체 분석이 근간이다. 기존에도 해오던 영역이기 때문에 신규 설비투자가 필요 없다. 유전체 분석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도 꾸준히 제공했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 분석을 통한 솔루션 제공도 어렵지 않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23년까지 130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암 등 난치질환 치료에 활용 가치가 높아져 성장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던 유전체 업계가 미생물 분석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