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년특집]오혜연 KAIST 소장 "AI 인재 양성, 기존 학과 지원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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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연 KAIST 교수
<오혜연 KAIST 교수>

“대학이 훌륭한 학생을 유치해 양질 교육을 제공하고, 그 교육이 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현재 대학에서 정·수시를 통한 학생 유입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이지만 짜여진 틀에 맞춘 획일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현장이 바라는 수준의 재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혜연 KAIST MARS 인공지능 통합연구센터 소장(전산학전공 교수)은 AI 인재 양성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오 소장은 카네기멜론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배우고 한국으로 돌아와 KAIST에서 후학을 양성한다.

그는 “인공지능(AI) 연구에서 '탑 티어'로 꼽히는 연구자들이 국내에도 존재하지만 세계 기준으로 살펴보면 소수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에서는 AI가 2000년 중반에 시작돼 2010년 대세가 됐다는 점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는 10년이나 뒤처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고등학생 때부터 소프트웨어(SW) 중에 AI 분야를 선호하고, 관련 학문인 컴퓨터사이언스 전공자가 졸업 후 취업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연봉 면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AI는 최근 경제·사회 전 분야에 걸쳐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AI 개발 인력은 세계적으로도 턱없이 부족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AI 인재 유치에 혈안이다.

국내도 마찬가지. 지난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인재는 수요에 비해 1만명 가까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국내 AI 인력 부족률은 평균 60.6%에 달한다는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오 소장은 “국내 AI 전문 연구원 수는 미국·중국에 비해 10배, 100배 이상 차이가 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인력 양성 부분에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현행 교육제도와 처우에서는 제대로 된 인재를 양성하기가 어렵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정부가 최근에서야 AI 인재난 해소를 국가전략으로 삼은 것에도 쓴소리를 냈다.

[2020 신년특집]오혜연 KAIST 소장 "AI 인재 양성, 기존 학과 지원 강화해야"

오 소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 인재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교수 겸직 허용, 관련학과 신·증설 방안 등을 내놨지만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유연한 자세로 대학과 기업이 반씩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을 좀 더 빠르게 택했어야 했다. 이 경우 대학의 인재 보호와 산업계와의 협력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신설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학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주는 게 좋은 방향”이라면서 “AI는 과거에는 없던 학문이 새롭게 생겨난 것이 아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기존 학과에서 진행한다면 규모가 더 큰 사업으로 확대,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초·중·고교에서 AI에 대한 필수 교육과 심화 교육을 확대하는 것에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 소장은 “데이터에 대해 사고하는 방법이나 컴퓨팅 사고를 일찍부터 가르치는 것이 맞다”면서 “AI에 준비된 학생을 길러내기 위해 SW 교육으로 시작해도 좋고, 별도의 AI 교육을 진행해도 상관은 없다. 일찍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오 소장은 AI가 앞으로 의료 및 헬스케어, 금융 산업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터가 활용되는 분야인 이유도 있지만 AI를 활용할 때 경쟁력을 가지고 새로운 서비스 창출과 같은 더 큰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의 질병에 모든 사람이 똑같은 치료를 받는 것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 AI를 활용하면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금융에서는 자산 관리 외에 은퇴 준비 등 개인별로 생애주기적 맞춤 서비스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AI 발전을 위해 언어 전문가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요구했다. AI에 대한 투자가 요즘 활발해졌지만 국내에 언어 전문가가 많지 않을 뿐더러 국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

◆오혜연 교수는...

오 교수는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분야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 교수는 학사 졸업 후 오라클에서, 석사 졸업 후 HP에서 1년씩 연구원 생활을 했다. 현재 KAIST에서 MARS 인공지능 통합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한국 AI 미래를 이끄는 전문가다. 센터는 AI 전문가가 아니라도 손쉽게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분석도구를 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