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패스트트랙 고배 제1야당, 투쟁 대응 한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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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패스트트랙 법안 최대 쟁점이었던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등 검찰개혁안 처리에서 자유한국당이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목숨 걸고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반대 집회를 이어갔지만 어느 것 하나 이뤄내지 못했다. 당 내부에서는 강경투쟁을 이어가는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자성론이 흘러나온다.

연이은 패스트트랙 고배 제1야당, 투쟁 대응 한계점

선거법 개정안에 이어 공수처법이 통과되면서 한국당 내부에서는 사실상 전략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의원직 총사퇴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국회 표결로 과반 이상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성 문제가 거론된다.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헌법소원도 형식적인 의미가 강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내부에서조차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의혹 등 그동안 여러 차례 정부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며 “콘크리트 지지층과의 투쟁을 계속하면서 중도층 여론을 끌어들이는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투쟁 전략을 통해 지지층은 더 공고해 졌지만, 판세를 뒤집을 만한 여론 확장 전략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패스트트랙 공방에서도 방향을 잘 못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사반대와 거부보다는 제1 야당 교섭단체 타이틀을 활용한 합의로 보다 한국당에게 유리한 방향의 결론을 이끌어 냈어야 했다는 반성의 목소리다. 결국 민주당 주도의 4+1 협의체가 구성되면서 한국당은 손 쓸 방법 없이 예산안, 선거법, 공수처법이 차례로 처리됐다. 4+1 협의체 공조로 수적 열세라는 불리한 환경에 있었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교섭단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다른 당과 물밑협상을 통한 공조 노력이 필요했다.

장외 투쟁이 길어지는 가운데 해가 바뀌면서 이제는 총선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필리버스터로 밤샘국회가 계속되고, 장외투쟁에도 나서면서 한국당의 피로도는 점 점 쌓이고 있다. 특히 서울과 거리가 먼 지역구 의원들은 총선 대비가 늦어지는 것에 조바심을 느끼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협상”이라며 “당 내부에서 변화해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있지만, 이미 투쟁의 모습을 너무 많이 보인 점이 부담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