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2020년 경자년, 디지털 강국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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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선]2020년 경자년, 디지털 강국을 꿈꾸며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밝았다. 지난해 한국은 4차 산업혁명 시장 진입을 위해 어느 때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산업,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IT와 산업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민관이 힘을 쏟았다.

물론 이렇다할 성과를 못낸 분야도 있다. 그러나 한국을 이끌 차세대 미래산업에 디지털을 녹이는 작업이 금융산업뿐 아니라 제조,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산업분야가 대표적이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을 앞두고 있고 블록체인 기반 실증 사업이 제도권 내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분산신원확인(DID) 상용화에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보안, 금융, 스타트업까지 새로운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오픈뱅킹 상용화로 십수년간 전통은행이 독점하던 지급결제망이 열렸다.

수많은 핀테크 기업이 디지털 강국을 만들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됐다.

금융당국도 규제샌드박스존 실행으로 수백여 핀테크 기업에 힘을 실어줬다.

자본 없이도 유망 기술을 보유하면 누구든 시장에서 판로를 개척하고 제품 혹은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는 보다 공정한 운동장이 만들어졌다.

한국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많은 것들을 지난해 실현했다.

핀테크의 확산, 오픈뱅킹 실시 등 혁신금융 결과물이 하나씩 가시화되고 있다.

인터넷은행, 부동산 신탁사, 온라인 보험사 등 새로운 금융사 진출로 경쟁이 촉진되기도 했다.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에 대한 꾸준한 정책금융 지원과 기업·산업 구조조정도 묵묵히 이뤄졌다. 디지털 강국을 만들기 위한 기초체력은 다져졌다.

한국은 IT강국이다. 하지만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많은 국가들이 대규모 투자와 규제를 걷어내며 이제 IT분야에서도 한국이 최강자라는 타이틀은 성립하지 않는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말이다.

규제를 걷어내도 기술과 서비스가 경쟁력이 없다면 도루묵이다. 특히 '립스틱 디지털'을 조심해야 한다. 정부에 잘보이기 위해, 무언가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을 수단으로 삼거나 홍보에만 주력한다면 한국은 디지털 종속국이 될 수 있다.

정부 또한 2019년이 디지털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제도를 선보였다면 경자년에는 보다 세밀한 스케일업 전략을 수립하고 사후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가능성이 보이는 곳을 선별하고 이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육성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고도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업계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한다. 그럼에도 2020년, 경자년이 한국 디지털 강국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한다.

우리에겐 IT강국 DNA가 흐른다. 경자년(庚子年)의 자(子)는 12간지의 첫 번째로 자식과 번성을 의미한다. 만물의 씨앗이 잉태됨을 뜻한다.

아마존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혁신하는 문화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도 IT강국을 뛰어넘어 디지털 강국으로 향하는 첫 노를 젓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다시 시작이다. 정부와 기업, 모든 주체가 한마음으로 디지털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저력을 보여주자.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