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 수 싸움 타다 2차 공판…본 게임은 3차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타다' 사업 불법성을 따지는 두 번째 공판에서 이전 같은 치열한 법리 공방은 없었다. 당초 예상됐던 증인 신문도 이뤄지지 않았다. 검사 측과 쏘카 측이 제출한 의견서, 증거 및 증인 채택 동의 여부를 확인한 후 30분 내 빠르게 마무리됐다. 이달 29일로 예정된 3차 공판에서 향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날까지 양 측이 신청한 증거 자료가 확보되면 3차 공판이 결심 공판이자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쏘카 변호인 측은 의견서를 통해 “검찰은 법령에서 파악 불가능한 입법 취지를 근거로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증거로는 차차크리에이션이 국토교통부에 질의하고 받은 답변을 신청했다.

타다처럼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을 운영하는 차차크리에이션은 국토부에 타다 사업 모델 적법성 여부에 대한 질의서를 수차례 보냈다. 차차크리에이션은 이때 나온 국토부 회신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이에 기반해 차차 서비스를 출범했다. 쏘카 측은 간접적으로 타다 사업이 합법이라는 국토부 판단을 얻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국토부는 기존 허용하거나 방기했던 모빌리티 신사업들을 택시 압력에 밀려 규제하기로 입장 선회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현재 쏘카 변호인단은 해당 질의답변과 관련 국토부에 사실 조회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검찰 측은 전직 타다 드라이버를 증인으로, 드라이버 진술 조서를 증거물로 신청했다. 검찰은 “타다 운전기사 진술이 실제 운행 실체를 확실하게 나타낸다”며 “타다 측이 드라이버에게 보낸 메시지 내역, 택시업계가 낸 진정서 등을 신규 증거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쏘카 측 변호인단은 증거 신청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되, 입증 취지에 대해서는 부인한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쏘카 측에 “타다 서비스가 청결이나 친절도가 택시보다 높다는 것 외에, 드라이버 과속 정보, 호출 빈도, 경로 분석 등 데이터 관련 서비스가 가능한 지 다음 변론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타다와 택시 서비스를 달리 볼 수 있는지 다각도로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29일로 예정된 3차 공판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 기일까지 양 측이 신청한 사실조회 확인 증거가 확보되지 않으면 공판은 2월로 중순으로 연기된다. 2월 초 검찰 정기 인사가 있어 담당 검사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쏘카 측이 다소 유리해질 여지가 생긴다. 이번 공판은 수사검사가 직접 재판에 참여하는 직관사건으로 진행 중인데, 검사가 교체되면 당초 계획과 어긋나는 부분이 생긴다. 통상 검찰은 여건 상 한 사건에 공판검사와 수사검사를 따로 두며, 법리 해석이 매우 복잡하거나 강한 대응을 예고할 때 수사검사를 직접 공판에 투입한다.
이날 재판에 앞서 택시4단체 관계자 60여명이 모여 법원 앞에서 타다 운행 중지 및 법원 심판을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쏘카 주장과 달리 국토교통부는 물론 서울시도 타다 영업에 대해 합법이라고 명시적으로 판단한 사실이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아전인수 격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난 이후 이후 법원 복도에서 이재웅 대표를 기다렸으나, 이 대표를 향한 고성과 욕설 등 분위기가 과열됐다. 충돌을 우려한 쏘카 관계자들은 이들을 피해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수면 아래 수 싸움 타다 2차 공판…본 게임은 3차로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