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모아 맞춤형 미용서비스”…공유미용실 퓨처살롱 가보니

“데이터 모아 맞춤형 미용서비스”…공유미용실 퓨처살롱 가보니

“흔히 '그 디자이너 머리 잘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시니어 남성 컷' '애시 그레이 염색' 잘 하는 디자이너가 있다고 해야 한다. 누적되는 데이터들이 기존 미용실에서는 대부분 그냥 버려지고 있다.”

이달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공유미용실 '쉐어스팟' 1호점을 낸 송기현 퓨처살롱 대표의 주장이다.

쉐어스팟은 강남 지역이긴 해도 역세권에서 제법 떨어진 상권에 입지를 잡았다. 유동인구가 많으면 방문객 자체는 많지만 고정 고객을 잡기는 어렵다. 혼잡도가 높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며 서비스 수준이 낮아진다.

사업성 검증 측면에서 '강남에서도 보기 드물게 유동 인구가 적은 곳'을 일부러 골랐다. 오로지 쉐어스팟 브랜드 매력만으로 손님이 얼마나 올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서다. 미용 품질에 중점을 두는 고객은 다소 먼 거리 매장도 거리낌 없이 찾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공유미용실은 실력이 좋은 디자이너가 모이는 구조다. 실력만으로 자기 브랜드를 이끌 수 있어야 독립에 도전할 수 있다. 쉐어스팟에 합류한 디자이너 역시 모두 경력 10년 이상 전문가다. 쉐어스팟을 이용하려면 '네이버 예약'에서 디자이너를 선택해 시간과 시술을 예약해야 한다. 각 디자이너가 경력은 몇 년인지, 어떤 과정을 수료했는지, 어떤 분야 전문가인지 확인할 수 있다. 쉐어스팟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통해서는 디자이너가 쌓아온 미용 포트폴리오 정보를 제공한다. 온라인 쇼핑이나 레스토랑처럼 디자이너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후기도 누적된다.

'공유' 이름이 붙긴 했지만 인테리어 및 서비스는 최고급 미용실 수준이다. 대형 미용실에서도 VIP실에만 제공되는 개인 미용 부스를 활용한다. 매장 입구에서 미용사를 배정해주는 응대 직원이 없다. 키오스크에 예약자 전화번호를 입력해 체크인하면 디자이너가 직접 나와 손님을 맞이한다. 이용자 입장에서 공유미용실인지 아닌지 고려할 필요가 없다. 디자이너는 원하는 시간에만 일하면서도 더 높은 수익을 가져가 만족도가 높아진다.

기존 미용실과 진짜 차별점이 나타나는 시점은 데이터가 쌓이고 난 이후다. 기존 미용업계에서는 고객에 대한 정보를 각 디자이너가 아닌 미용실이 가져갔다. 고객 개개인 모질에 대한 정보도 모으지 못했다. 시술 강도나 약품 사용 시간도 미용사 감에 의존해야 했다. 지금도 상당수는 수첩에 수기로 정보를 기록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쉐어스팟은 고객 방문 정보, 시술 정보, 모질 등을 디자이너가 온라인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른바 '시술의 정량화'를 구현하는 형태다. '이 고객 모질은 스트레이트 약을 2분 30초 동안 적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정제할 수 있다. 플랫폼은 이 데이터를 모아 고객 매칭에 활용한다. 향후에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술 결과를 시뮬레이션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퓨처살롱 관계자는 “공간 지대를 통해 수익을 남기지 않는다. 데이터 확보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