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배민' 기업결합...공정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부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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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솔로몬의 지혜를 펼칠 지 관심이 쏠린다. 당국은 상반기 중 소상공인·경쟁사 의견을 청취, 조건부 승인시 요건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배달의민족이 기업결합 이후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가점을 받을지도 관전포인트다.

27일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결합건이 사실상 '독점과 혁신의 딜레마'에 갇혔다고 평가한다. 요기요와 배달통 대주주인 DH가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하면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의 99%를 차지한다. 다시말해 더 이상 경쟁할 필요가 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해관계자 협의 작업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면서 소상공인, 경쟁사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일각에선 공정위가 수수료 인상 제한, 영업 확대 제한 등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소상공인 단체 우려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은 수수료율 인상으로 음식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것을 우려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절차에서 소상공인, 배달기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나 의견조회를 위한 협의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두고 사실상 조건부 승인을 검토할 경우 기업합병 이후 시정조치 요건을 조정하기 위한 기반작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정위는 과거 기업결합 심사에서 경쟁대상 기업의 의견조회나 관련 이해관계자와 협의회 등을 수차례 열어왔다.

기업결합 전문 변호사는 “기업결합의 가장 큰 쟁점인 '시장독점율'이 이미 100%에 가까운 상황에서 조건부 승인할 경우 공정위는 보다 세세하고 강력한 시정명령을 조치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2009년 오픈마켓 시장 1, 2위였던 옥션과 지마켓 기업결합에서 “3년간 판매업체 수수료를 올릴 수 없다”는 조건을 걸고 합병을 허가한 바 있다.

◇합병 후 혁신 관건

공정위가 이번 기업결합에서 혁신을 방치할 경우 소비자 편익과 잠재성이 높은 플랫폼 혁신을 가로 막았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공정위는 기업이 소비자 후생을 강화한다거나 연구개발을 늘리는 경우, 기업결합 심사에서 '효율성 증대효과'로 인정하고 있다. 수년간 혁신 창출에 매진해온 배달의민족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기업결합 심사에서 효율성 증대효과는 '생산·판매·연구개발 등에서의 효율성 증대효과 또는 국민경제 전체에서의 효율성 증대효과'를 의미한다.

최근 배달의민족은 데이터를 사고 팔 수 있는 개방형 '데이터 거래소'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상권분석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8년에는 미국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에 200만달러(당시 21억5000만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심사기간동안 배달의민족이 기업결합으로 인한 혁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공정위에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 기간동안 기업은 자료를 지속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