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응' 감속기·서보모터 실증 테스트, 이달 본격 돌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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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내 부품 업체가 이달 감속기·서보모터 실증 테스트에 들어간다. 테스트가 끝나는 오는 7월에는 최종 결과 보고서를 완성한다. 업계에서는 국산 감속기·서보모터가 실제 현장에 쓰이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주요 로봇 부품업체는 감속기·서보모터 실증 테스트를 이달 시작한다. 정부와 주요 로봇 부품업체는 지난해 10월 '서보모터 및 감속기 등 핵심구동부품 실증 과제'에 착수한 바 있다. 과제에 착수한 지 3개월이 지난 후 본격적인 실증 테스트에 들어가는 셈이다.

국내 감속기 공급 업체는 3개월 동안 수요 업체에 맞춰 감속기 규격 변경과 품질 향상을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감속기 공급 업체 A사는 감속기 품질·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 감속기 생산 라인을 한 곳으로 모았다. B사는 지난해 말 국내 협동로봇 기업과 중국 로봇 기업에 감속기를 공급하면서 적용 사례를 확대하고 있다. 이외 다른 감속기 업체도 수요 기업의 로봇 규격에 맞춰 부품 조립 작업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업체는 국산 감속기를 자사 로봇 제품과 결합하고 이후 테스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과제에 참여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 1월 말 수요 기업에 부품을 공급했고, 수요 기업에서 부품을 적용해 연구원으로 보낼 예정”이라면서 “연구원에서 구동 테스트를 시행하고, 7월 즈음 결과보고서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속기는 기어를 활용해 속도를 떨어뜨리는 부품이다. 서보모터와 함께 협동로봇 및 산업용 로봇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작고 가볍고 정밀한 '하모닉드라이브'와 정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힘이 좋은 'RV 감속기'로 나뉜다. 두 유형의 제품 모두 일본 업체가 세계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일본 수출 규제 이후 국산 핵심 기술 확보가 시급한 분야로 지적됐다. 감속기·서보모터 실증 과제도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에 대응, 시급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됐다.

정부는 '서보모터 및 감속기 등 핵심구동부품 실증 과제'를 오는 6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돼야 감속기와 이를 적용한 제품의 성능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감속기 공급 업체가 기술력과 양산 체제는 갖췄지만 생산 라인에서 대규모로 활용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반독점 지위를 확보한 일본 업체가 국내 수요 기업을 압박할 수도 있다. 실제 2013년 일본 RV 감속기 업체가 국산 감속기를 쓰려는 국내 수요 기업을 압박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감속기 국산화가 안정화되려면 과제가 장기간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요 기업에서는 정부 실증과제 때문에 국산 제품을 활용하려 한다”면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나 국내 수요업체가 국산 감속기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