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벤처투자 틀, 23년 만에 민간 주도 전환...'제2 벤처붐' 가속

내년 시행되는 '벤처기업법'
벤처기업확인 주체 공공→민간
기보 등은 평가기관으로 변모
벤처창업 휴직 적용 대상도 확대
벤처생태계 자생력 확보 계기

[이슈분석] 벤처투자 틀, 23년 만에 민간 주도 전환...'제2 벤처붐' 가속

벤처 생태계의 새로운 혁신을 이끌 양대 법안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 개정안과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이 11일 공포됐다. 국내 벤처생태계 기본 틀이 바꾸는 것으로, 제2 벤처붐 가속화·벤처생태계 활성화 등이 기대된다.

특히 벤처기업법은 벤처기업확인제도를 민간에 운영 전권을 넘기는 내용이 핵심으로, 민간으로 구성된 벤처기업확인위원회가 벤처기업 혁신성과 성장성 등을 중점 심의한다.

[이슈분석] 벤처투자 틀, 23년 만에 민간 주도 전환...'제2 벤처붐' 가속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공포 1년 후 시행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벤처확인 제도를 시행하던 공공기관도 변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기존 벤처확인 비중의 약 90% 상당을 차지하던 보증·대출 유형이 1년 이후부터는 폐지됨에 따라 관련 업무를 수행하던 기술보증기금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역시 업무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기보와 중진공 등 기존 보증·대출 기관은 제도 개선으로 벤처기업 확인기관이 아닌 평가기관으로 변모하는 숙제가 남겨졌다. 민간이 주도하는 벤처기업확인위원회에 혁신성과 성장성을 평가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보 관계자는 “벤처확인제도가 개편되면 그간 기보에서 수행하던 보증 기능은 폐지되겠지만 벤처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이 우수한지 여부를 평가하는 기능은 다른 기관이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수년간의 기술보증 평가 업무를 바탕으로 혁신성과 성장성을 면밀히 살필 수 있는 기준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을 계기로 벤처확인 제도가 무늬만 민간 이관이 아닌 완전한 민간 이관 추진을 통해 자생력 확보의 계기 마련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벤처확인제도를 통해 혁신성, 성장성, 시장성이 검증된 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자금 지원, R&D 등 스케일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시행령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후배간 네트워크 및 도전정신 함양과 성공사례 공유 등을 통해 올바른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한 교육 여부 등을 벤처확인기업 평가지표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법은 벤처창업 휴직 제도 적용 대상을 지자체 출연 연구기관 연구원 등으로 확대하는 것도 담았다. 이 제도는 대학 교원 등이 벤처기업 또는 창업기업의 대표자나 임원으로 근무하기 위하여 최대 5년(1년 연장 가능) 휴직할 수 있는 제도다. 이번 법 제정으로 과학기술분야 지방자치단체 출연연구기관의 연구원과 공공기관의 직원도 벤처창업 휴직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공공분야 인재들이 쉽게 벤처창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벤처 창업 휴직제도 대상 확대 규정은 3개월 후부터 시행된다.

이날 함께 공포된 벤처투자법은 중기부 출범 후 발의한 1호 제정법으로, 하위 법령 제정작업을 거쳐 오는 7월 본격 시행된다. '중소기업창업지원법(1986년 제정)'과 '벤처기업법(1997년 제정)'에 흩어져 있는 투자제도를 통합해 일원화한 것으로, 국내 벤처투자 제도가 23년 만에 바뀌는 셈이다.

중기부는 벤처투자법 제정으로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를 다시 한번 자극할 것으로 기대했다. 더불어 벤처기업법 개정으로 민간에서 검증받은 벤처기업의 유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양대 법안이 공포됨에 따라 제2 벤처붐이 더욱 확산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면서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가 실리콘밸리와 같이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제도개선 효과를 시장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을 마련하는 과정에 벤처와 관련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