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ESS 'SW안전인증' 통과 못하면 판매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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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잇단 화재사고로 강력 대처
배터리 SW시스템 전반 정밀진단
전력설비에 법적 근거로 첫 도입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4월부터 정부가 제시하는 '소프트웨어(SW)기능안전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판매가 불가능해진다. 국내에서 법에 근거해 전력설비에 SW기능안전시험이 도입되는 건 ESS가 처음이다. 2017년부터 잇따른 ESS 화재를 막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다.

1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오는 4월부터 ESS 배터리 랙에 관한 SW기능안전시험 제도를 정식 도입하고 안전확인신고증명서를 획득하지 못한 제품의 판매는 엄격히 제한한다. 4월 이후 신규 판매되는 ESS부터 적용된다.

국표원 관계자는 “모든 전자·가전제품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SW를 탑재하고 관련 시험을 거치도록 돼 있지만 법에 근거해 정식으로 SW기능안전시험이 도입되는 품목은 ESS가 처음”이라면서 “제품의 SW 기능이 안전 무결성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ESS 배터리 랙은 여러개의 모듈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개폐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BMS는 과충전, 과방전, 과열 따위를 검출 또는 제어하는 등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 관리하는 안전기능 역할을 한다.

SW기능안전시험은 삼성SDI, LG화학 등 제조사가 ESS에 장착한 BMS의 △정부 기준 적합성 △오작동에 미치는 영향 △오작동 발생 이후 사고로 이어지는 안전장치 작동 여부 등을 점검하는 절차다. BMS뿐만 아니라 충·방전 로그 데이터 관리, 모니터링 등 배터리 SW시스템 전반이 시험 항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기기 작동을 제어하는 SW를 정밀 진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표원은 ESS SW기능안전시험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1일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고시 개정을 완료했다. 시험인증 및 안전확인신고증명서 발행 기관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한국산업기술원(KTL),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등 세 곳이 맡았다. 인증시험은 IEC 60730 표준에 기반하되 ESS에 적합한 형태로 재구성됐으며, 인증 요건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제품별로 3000만~4000만원의 제조사 부담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ESS 안전평가 항목에 법에 근거한 SW기능안전시험 제도를 도입한 건 전례 없는 시도다. 그동안 정부가 △ESS 충전율 제한 조치 △이상징후 탐지 시 통보시스템 구축 △운영 환경 관리 등과는 다른 엄격하고 차별화된 대책이다.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국내에서 총 28건의 ESS 화재가 발생하면서 관련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현실을 적극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ESS 생태계를 회복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도 투영됐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제조사별로 ESS 화재 발생에 대비해 SW안전장치를 접목하고 있지만 각기 다른 성능을 구현하기 때문에 정부 안전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ESS 화재사고 조사단의 2차 조사에서 ESS 화재를 배터리 이상으로 지목한 만큼 강도 높은 안전대책이 지속해서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