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SKY캐슬 김주영', 차명계좌에 소득쌓고 탈세…국세청, 변호사 등 138명 정조준

[자료=국세청]
[자료=국세청]

“강남의 입시 컨설팅업체 A사는 기본 고액의 컨설팅료를 받았다. 목표 대학에 해당 학생이 합격하면 성공보수도 추가로 챙겼다. 그러나 차명계좌를 이용, 소득을 숨겼다.”

국세청이 이 같은 고액과외 컨설팅업체, 전관예우 변호사 등 반칙·특권 탈세 혐의자 138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임광현 조사국장은 18일 “조사대상자 본인과 가족 등 관련인 재산형성 과정, 편법증여 혐의 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를 병행하고 탈루 자금흐름을 역추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명계좌 이용,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확인될 경우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정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고액 수강료를 받은 뒤 세금을 탈루한 고액 과외 컨설턴트와 고위 공직자 퇴직 후 고액 수입을 올리면서 세부담을 회피하는 변호사 등 전관 특혜 전문직, 마스크를 매점매석한 유통·판매업자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지역 일대 일부 사교육 업체와 강사는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소득을 숨기고 관련 세금을 내지 않았다.

B씨는 소수 고액 그룹을 구성, 회당 약 100만원의 '고액 논술 및 1대1 면접특강' 강좌를 진행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입시 컨설턴트 김주영 선생과 같은 역할이다.

그러나 B씨는 학부모들로부터 친인척 상담실장 명의의 차명계좌로 수강료를 받고 수입금액을 신고하지 않았다. 더구나 본인 급여를 소속 강사 대비 50% 수준으로 낮춰 신고하고, 강사들에게 연구비를 지급한 뒤 차명계좌로 회수하는 등 불법 비자금도 조성했다. 국세청은 누락한 수입금액을 확인하고 소득세 등 수 억원을 받아냈다

아울러 퇴직한 공무원 등이 이른바 '전관예우'로 막대한 수입을 챙기고도 탈세하는 행태도 포착됐다.

변호사 C씨는 고액 대형 사건을 수임하면서 성공보수금 등 수수료가 수 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지인 변호사를 고용, 명의를 위장한 사무실을 차리는 방법으로 수입금액을 분산해 수 백억원 이상의 수입금액을 누락했다.

C씨는 성공보수금을 절반으로 줄인 허위 이중 계약서, 세무조사에 대비한 허위 수수료 정산·입증표도 준비하고 친인척·직원 명의의 수십 개 차명계좌로 수임료 등을 1000만원씩 쪼개 송금하는 방식으로 수 십억원을 빼돌렸다.

국세청은 C씨의 탈루 소득이 수백억 원임을 확인하고 역시 수백억 원의 소득세 등을 추징하는 동시에 조세포탈범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